여론을 등에 업은 소주업계 기세가 등등하다.

주세법 개정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주세인상을 반대하는 2백만명 서명운동
을 벌이고 있고 이달 6일에는 탄원서까지 청와대에 제출했다.

정부방침에 끌려다니는듯 약한 모습을 보이던 소주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소주가 다수 국민이 즐기는 "서민의 술"이라는 점 때문이다.

세율인상은 소주값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가계를 위협하고 시장기반을
무너뜨리므로 외국자본에 잠식되는 주류시장에서 소주산업만은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주 메이커들은 소주제조업이 한국 주류산업의 보루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얄팍한 상술이 이러한 소주사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소프트곰바우 소주 출시와 함께 남자 5명의 옷을 벗긴 광고로 사회적
논란을 빚었던 보해양조는 6일 새 광고물을 선보였다.

포장마차에서 4명의 여성이 전라로 술을 마시고 있고 남자들이 놀라 쳐다
보는 장면이다.

이 회사는 시험광고물이라는 점을 전제, 인터넷상에 광고물을 띄운 뒤
네티즌의 의견을 물어 찬성이 많으면 신문에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야한 광고내용이 알려지자 연일 수만명이 보해의 홈페이지에 접속, 법석을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게재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조사가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반인들은 호기심에 잔뜩 부풀어 보해 홈페이지를 열심히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선정적인 내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자극, 시선을 끄는게 목적이라면 회사
전략은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회사의 선정적 광고는 지난 7월 제품 출시후 벌써 세번째다.

소프트곰바우 알몸 광고물은 많은 시민들로부터 이미 거센 항의를 받았다.

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광고자율심의기구는 두편의 광고물에 대해 경고및 광고중지 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 제품 인지도만 높이면 된다는 상술은 이번에도
재현됐다.

국민기업임을 주장하는 소주업체가 논란의 여지가 큰 선정적 광고를 한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만들어 물의를 빚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사후조치로 뒤늦게 취해지고 있는 불공정 광고에 대한 제재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는 소비자를 향한 마케팅 활동의 핵심으로 기업은
광고의 판매촉진 기능과 함께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
했다.

< 최인한 유통부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