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국내기업보다 건실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효자"

재정경제부는 30일 "외환위기극복 이후의 외국인투자 정책동향" 보고서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부실 국내기업보다는 건실한 외국인투자기업이 국민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한다고 밝혔다.

국내기업의 해외매각은 국부를 유출한다는 비판적 논리에 대한 재경부측의
반박문이다.

재경부는 보고서에서 외자유치로 인한 국민경제적 효과는 국내기업지분의
해외매각으로 외국인이 가져가는 수익을 상쇄하고 남는다고 지적했다.

지분의 해외매각으로 지분가치 만큼 외화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는데다
배당금 해외지불도 국내에서 창출한 부가가치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또 외국인직접투자는 경영기법의 이전, 경쟁촉진, 고용창출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제2의 외환위기를 막고 투자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외국인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투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분업체계에 참여해 세계화의 이익을 향유
한다는 차원에서도 외국인투자 유치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업구조개혁 과정에서 외국인투자 유치는 기업의 도산방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대외신인도 제고 등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재경부는 또 한국의 외국인투자정책은 1단계 수준인 "외자확보" 차원에서
벗어나 경쟁촉진 지배구조개선 경영기법이전 등 2단계인 "경제구조개선"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의 모든 자본과 인력을 대상으로
경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투자기업도 우리기업과 동일하게
대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총액의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6.7%에 불과해 96년의 영국(20.5%) 중국(24.7%) 말레이시아(48.6%)
싱가포르(72.4%) 등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