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대우그룹과 김우중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 지분 16.38%를
먼저 인수한 후 제3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26일 오후 6개 주요 채권은행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갖고 이같은
인수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었으나 워크아웃 발표로 회의일정을 주말로
연기했다.

채권단은 산업 한빛 제일 조흥 외환 서울 등 6개 은행이 담보로 확보한
대우증권 지분을 각각 6분의 1씩 나눠갖기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각 은행이 2.73%씩 지분을 갖고 나중에 채권단 회의를 거쳐 매각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또 9월초 유상증자시 대우그룹에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행사, 주식
을 매입해 지분을 늘리기로 했다.

채권단은 대우증권 선인수로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을 일단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 사태의 불길이 금융계열사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대우증권을 인수한후 제3자에게 매각하기까지는 여러가지 넘어야할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대우측이 대우증권을 처분하는 대가로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추가지원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실시로 대우측이 자금요구를 취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이 연계콜 방식으로 대우 계열사에 지원한 자금도 처리해야 한다.

대우증권은 종금사 등을 거쳐 대우 계열사에 7천4백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대우증권의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3자 매각에 앞서 이같은 연계콜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대우 워크아웃 실시로 콜자금 상환도 금지돼 있기 때문에 대우증권
매각대금을 콜자금 상환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대우증권 인수를 마무리지은 후 곧바로 자산실사작업에 나서
제3자 매각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5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기업들과 외국투자가들이 대우증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투신운용의 경우 채권단과 대우측이 아무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대우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됐을 때에는 대우증권과 함께 매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투신사 구조조정방안이 나오면서 매각방안이 힘을 잃고 있다.

서울투신운용의 진로가 상당히 불투명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번 6개 채권은행들이 모여 대우증권 인수방법을 논의
할때 서울투신운용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분명한 사실
은 서울투신이 워크아웃에 편입되지 않았고 선인수 대상으로 명확히 선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