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1천억원을 웃도는 막대한 이익금중 사회환원비율을 절반에서
80%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었다.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정부출연.위탁기관 경영혁신 추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마사회는 지금껏 "경주 제2경마장 건설 등 자체 투자소요액이 많아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며 마사회법 개정추진에 늦장을 부리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 내부에 만연돼 있는 개혁이완 현상의 한 단면이다.

기획예산처는 24일 "정부 출연.위탁기관과 출연연구기관 등 1백29개 정부
산하단체의 경영혁신 추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기관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대상중 절반이 넘는 77개 기관이 방만한 퇴직금및 복리후생비
제도를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예산처에 따르면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은 지난해 지역의료보험조합과 합친
뒤 잉여인력 1천8백19명에 대한 정비가 지지부진해 내년으로 예정된 직장
의보와의 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 지원을 끊고 자체기금
30억원으로 운영하라는 정부 방침을 외면하고 있다.

예산처는 한국마사회,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자력병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경영혁신 실적이 미진한 5개 기관에
대해 조속한 경영혁신을 독려키로 했다.

반면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11개 우수기관에 대해선
내년 인건비 예산을 다른 기관보다 3% 더 얹어 주기로 했다.

한편 예산처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등 40~50여개 정부
보조기관과 신설 출연기관에 대해서도 내달초까지 경영혁신계획을 제출받아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