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무역회사에서 전문사업회사로"

종합상사들이 탈무역바람이 거세다.

종합상사마다 풍부한 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사업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교역도 강점을 가진 일부품목에 집중,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5년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따라 국내수출의 2% 이상을
담당하는 회사를 종합상사로 지정토록 한 규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종합상사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 신사업 조직강화 =삼성물산은 지난해 인력감축과 사업부문 정리를 위해
조직된 구조조정팀과 상사기획팀을 신규사업추진을 위한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CEO 직속으로 유망사업발굴과 투자를 전담할 10명규모의 골든게이트
팀을 편성했다.

이 회사는 이미 IR 등을 통해 종합기업에서 지식소프트 사업을 위주로
한 전문기업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했다.

SK상사도 종합무역구도에서 탈피, 종합사업회사로 회사개념을 바꾸고 MBA
출신 등 고급인력위주로 신규사업본부의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이들은 신규사업 아이템 발굴및 수익성 조사, 제휴사 접촉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사업본부내 조직도 사업별 임시조직 형태로 탄력적으로 편성, 운영중이다.

MBE와 제휴, 사무자동화 체인사업에 진출한 것도 대표적인 결과물.

현대종합상사도 전략사업의 발굴을 담당할 "미래사업팀"이라는 인터넷
가상조직을 운영중이다.

<> 유망사업 쟁탈전 =이미 각사가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선정한 인터넷
사업은 경쟁포화상태다.

삼성물산과 LG상사가 인터넷 쇼핑몰사업에서 참여한데 이어 (주)쌍용도
전문사이버 쇼핑몰사업에 참여,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SK상사도 독자 브랜드 "DTD"를 가지고 통신판매시장에 참여, 사실상
전자상거래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벤처비즈니스도 각 사가 수출제휴관계 확대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사업 영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상사중 처음으로 의료설비및 진료 재료분야 산업에 진출한 삼성물산에
이어 SK상사도 최근 의료기기 유통사업진출을 선언했다.

SK는 의료사업을 홈케어와 민간의료보험서비스사업까지 확대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밝혔다.

SK는 이밖에 화훼산업 진출을 위해 제휴파트너 선정작업을 추진중이다.

<> 종합상사 무용론 =무역업무도 백화점식에서 선별적 집중전략체체로
바뀌면서 종합상사에서 전문상사로 재편되고 있다.

이미 쌍용과 효성은 "총수출의 2% 이상"이라는 종합상사 지정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주)쌍용은 분기마다 사업부별로 관련제품의 라이프싸이클을 분석, 담당팀의
존속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특히 화학 등 사업단위별로 강점을 가진 품목위주의 교역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석유화학 등 시장 점유율이 1~5위에 드는 상품중심의 교역체제
를 가져 나가고 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시장영향력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주)대우도 자동차의 판매지원을 위한 전문상사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무역의 증가로 단순교역 비중이
낮아지면서 신사업 조직육성과 핵심품목 교역체제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