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제상황이 지난 80년대 초반 2차 석유파동 직후와 비슷한 점이 많아
재정적자 축소 등 총수요관리를 철저히 못하면 안정기조가 흔들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17일 "제2차 석유파동 이후와 최근의 경제상황 비교"를 통해
경제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각종지표가 빠르게 호전되는 등 두 시기의 경제
모습이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대우사태 등으로 인한 통화관리의 한계, 주식에 이은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회복 가능성, 수입급증으로 인한 국제수지불안 등이 겹쳐질 가능성
이 있다"면서 "80년대 초반의 경험에 비추어 총수요관리에 경제정책의 초점
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2차 석유파동직후와 유사점 =제2차 석유파동(80년~82년) 이후 경제성장률
은 높아지고 물가상승률은 낮아졌다.

외환위기 이후 작년과 올해에도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석유파동 이후에는 물가가 수년간 안정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M2 증가율을 낮추는 등 안정에 중점을 두고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한데
따른 것이다.

경상수지의 경우 석유파동기엔 적자폭이 80년중 53억1천만달러로 확대
됐으나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점차 개선됐다.

반면 외환위기 이후에는 극심한 내수위축에 따른 수입 격감으로 98년중
4백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가 올들어 경기의 빠른 상승과 함께
수입이 증가하면서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업률은 두 기간 모두 급속히 높아진 후 다시 낮아지는 움직임이다.

소비동향이나 주가의 움직임도 양상이 비슷하다.

부동산가격의 경우 석유파동기때에는 초기에 땅값 오름세가 둔화되다가
83년들어 상승률이 두자릿수로 높아졌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지가가 98년중 13.6%의 큰 폭으로 떨어진 후 올들어
소폭 오름세로 반전되는 분위기다.

<> 정책적 시사점 =한은은 "제2차 석유파동 이후" 분석을 통해 물가안정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데 초점을 뒀다.

이를위해 한은은 총수요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우문제로 인해 통화를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재정을 극히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수가 는다고 해서 정부가 추경예산등을 편성해 환급해 준다든지
하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총수요를 관리해야만 경상수지 흑자도 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또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고 투자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거나 불안정하게 오르내리는 일이
없도록 거시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부동산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
했다.

석유파동이후의 경우 주가가 최고 수준에 도달한 81년부터 대략 2년후
지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득불균형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경제성장
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므로 조세제도를 개선하고 징세행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최근 경기상황과 2차 석유파동이후 비교 ]

< 구분 - 제2차 석유파동이후(80~82년) - 외환위기 이후(98년~) >

<> 경제성장률 - 상승 - 상승
<> 물가 - 장기안정 - 안정추세
<> 경상수지 - 80년 적자확대이후 개선 - 98년 대폭흑자이후 축소
<> 실업률 - 급락후 하락 - 석유파동 때보다 더 높음
<> 성장주도 부문 - 소비가 주도, 이후 설비투자가 성장 견인 -
소비가 주도, 설비투자도 회복되는 추세
<> 주가 - 하락후 상승 - 하락후 급등, 변동성 커짐
<> 부동산가격 - 오름세 둔화->두자리 상승 - 큰폭 하락->소폭 오름세
<> 소득분배 - 큰변화 없었음 - 소득 불균형 확대

< 자료 : 한국은행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