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전구로 세계속의 한국을 빛내는 기업이 있다.

장식용 전구 수출 전문업체 우리조명(대표 윤철주)이 그 주인공.

오스람 웨스팅하우스 GE 필립스 등 세계적인 조명업체에 OEM(주문자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GE나 필립스에 납품하는 물량은 세계 1위다.

지난해 총매출은 3백56억원.

한국의 다른 조명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우리조명은
36억원의 흑자를 냈다.

계속해서 밀려드는 수출주문 덕택이었다.

동남아지역의 조명업체보다 10~15% 비싼 값을 제시해도 수출계약에 별
어려움이 없다.

바로 "뛰어난 품질" 때문이다.

작년 필립스에서 실시한 공급자테스트에서 우리조명은 품질부문 만점을
받았다.

GE에 조명기구를 납품하는 업체는 모두 ITS(품질검사기관)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조명은 ITS의 검사없이 그대로 제품을 공급한다.

모두 꼼꼼한 품질관리 덕분이다.

전체직원 7백명중 1백20명이 품질관리에 투입된다.

36개 공정과정마다 반제품을 검사하는 인원이 평균 3명.

각 단계마다 10여개의 검사기준이 있어 전구 1개당 품질검사만 3백회가
넘는다.

치밀한 제품관리에 대해 윤철주 사장은 "불량품을 만들어 사후관리를
하느니 애초부터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 문제를 미리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4월부터는 "깨알(깨끗하게 알뜰하게) 운동"을 실시해 품질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본봉의 5백%를 지급하던 상여금을 2백%로 낮췄다.

여기에 전 직원을 82개 분임조로 나눠 품질관리나 개선 아이디어에 따라
성과별로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는 것.

처음에는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주변환경이 "깨끗"할수록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
이다.

각 분임간 선의의 경쟁으로 품질은 물론 생산성도 높아졌다.

6백%, 혹은 그 이상의 상여금을 받는 직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96년부터는 공정자동화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알뜰"한 기업운영을 위해서다.

즉 사람이 하던 일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해 비용절감은 물론 효과적인
인력사용을 한다는 것.

이 회사 장방현 상무는 "매년 3백만달러 정도를 공정자동화와 노후설비교체
등을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생산에서도 "알뜰" 정신을 추구한다.

전구의 생명은 코일.

에너지효율과 수명을 높이기 위해서는 코일을 얇고 고르게 뽑아 여러번
감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조명은 지난 77년 국내최초로 더블코일을 국산화한데 이어 트리플코일
개발은 물론 최근에는 크립톤 가스를 넣은 전구를 만드는 등 초절전형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조명은 지난 97년부터 본격적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샹들리에 등에 사용되는 장식용 전구 제작업체로 정평이 나
있지만 국내에선 오히려 형광등 "장수전구"로 알려져 있다.

내수물량은 주로 간판에 사용된다.

간판 하나에 소요되는 형광등은 보통 40개 정도.

많으면 1백개도 들어간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잘못되면 간판 전체 이미지가 손상되므로 단 1%의
불량도 허용치 않는다.

국내업체들이 품질 좋기로 유명한 "장수전구"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97년 당시 내수시장 총매출액은 약 1백억원.

작년 1백40억원에 이어 올해는 1백8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윤 사장은 간판업체 시장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일반 가정에서도 장수전구를 사용하게끔 만들겠다는 것.

그는 "앞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젠 품질만으로 승부할 때는 지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머리속에 "장수" 전구의 이미지를 새겨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장수"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0345)492-1012

< 이방실 기자 sm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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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철주 사장이 걸어온 길

<>53년 서울출생
<>휘문고 단국대 행정학과
<>77년 동해생명 입사
<>79년 풍우실업(우리조명 전신) 입사
<>95년 이사
<>96년 부사장
<>98년 대표이사 사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