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 그랜드백화점을 최종 인수, 오는 11월말
롯데 강남점을 오픈하게됐다.

그랜드백화점 매각대금을 놓고 롯데측과 1년여간 실랑이를 벌여온 김만진
그랜드산업개발회장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7월 계약때보다
2백50억원이 많은 1천6백63억원에 그랜드 본점을 넘기기로 롯데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22일까지 영업을 끝낸뒤 롯데측에 25일까지 양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롯데 강남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이 내년초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옛
호남고속터미널 부지(매장면적 1만평짜리)에 들어서게되면 그동안 현대백화점
이 독주해온 강남 상권을 놓고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간 치열한
상권쟁탈전이 예상된다.

<>강남상권도 장악하겠다 =롯데는 오는 25일부터 그랜드백화점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이나 무역센터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을
능가하는 국내 최고급 백화점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공사기간은 3개월을 잡고 있으며 리뉴얼작업에 쏟아부을 비용만
2백억~3백억원에 이른다.

특히 블루힐백화점을 인수한 분당점이 너무 짧은 시간에 재오픈해 인근
삼성플라자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강남점은 완벽한 재단장
작업을 거쳐 고객을 맞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또 그랜드백화점의 상품구성이 중저가대 제품이 주류를 이뤄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고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MD
(상품구성)개편도 단행할 방침이다.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 고객층까지 껴안을 수 있도록
해외 톱브랜드와 국내 고급 브랜드를 대거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긴장하는 현대 =롯데의 강남점 오픈으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무역센터점 등 주력 부대들이 모두 강남에 위치해 있는
현대로서는 롯데의 입성으로 강남 상권의 상당부분을 잃을지도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압구정점의 매장면적이 5천6백평으로 그랜드백화점의 7천여평보다
1천5백평 가량 작은 것도 현대로서는 큰 핸디캡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의 고급화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강남 상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역시 최고급 전략으로 맞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 MD개편에서 압구정점 1층에 에르메스 불가리 세린느 쇼메 등
해외 고급 명품을 대거 추가 입점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했다.

갤러리아 압구정점 역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개포 양재 서초지역의 20대 신세대 여성고객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이 백화점의 경우 신세대 고객층의 이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초 서초구 반포동 옛 호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강남점을 여는
신세계도 롯데가 고객을 선점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