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할부금융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기업과 투기등급 기업 등에 수백억원
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모회사인 산은캐피탈이 지난 4~5월 산업할부금융에 대해
자체감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산은캐피탈은 9일 산업할부금융의 원성기 사장과 박정국 이사에 대해
경고처분하고 담당부장인 이동원부장 문일식 부장 등에 대해서는 견책이상의
징계를 하라고 산업할부금융에 통보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산은캐피탈로부터 감사보고서를 받아 사실확인작업에
착수했다.

<> 신용불량자로 등재된 기업의 어음할인 =산업할부금융은 97년 12월
S전자가 발행한 7천만원짜리 어음을 K건설에 할인해 줬다.

당시 S전자는 은행연합회 공동전산망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있었지만 이런
사실은 무시됐다.

S전자는 어음할인 후 2개월만에 부도를 냈다.

산업할부금융은 S전자 부도 이후 K건설에게 어음의 환매를 요구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5억6천만원을 신규로 신용대출해 줬다.

작년 9월 K건설마저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이후에도 대출이 이뤄졌다.

모두 1억6천8백만원어치의 어음을 할인해 줬다.

K건설은 지난 4월 부도처리됐고 산업할부금융은 10억9천만원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

<> 투기등급 기업에 신용대출 =산업할부금융은 작년 3월부터 5월까지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B-(투기적 등급)였던 D기공에 어음할인 방식으로
1백2억원의 신용대출을 했다.

산업할부금융은 D기공 계열사에 지난 4월말 현재 1백7억원을 대출해 동일인
여신한도를 1억3천5백만원 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대해 산업할부금융은 "D기공이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갚고 있어 부실
대출은 아니다"고 말했다.

<> 내부갈등으로 홍역 =현재 이 회사의 L부사장은 직원들의 반대로 지난주
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이 출근저지투쟁을 벌인데다가 대주주 회사인 산은캐피탈도 사직을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이 부사장은 산업은행에서 부장급으로 일하다가 올 초부터 할부금융부사장
으로 일해 왔다.

산업할부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들과 업무로 인한 갈등이 많았다"며
"직원들이 의견을 모아 주주회사인 산은캐피탈에 부사장의 사임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직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부사장에게 최근 사임하라고 통보
했다.

이 부사장은 사임을 거부하고 계속 출근했다가 지난 6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