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대우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위해 8월중 콜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또 금융시장 경색이 생기지 않도록 시중에 자금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이같은 저금리기조를 9월까지 유지하되 이르면 10월께 경제상황을 재점검해
통화정책방향을 조정할 예정이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고 발표
했다.

그는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등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주가도
급등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또 물가상승률이 아직 낮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할때 최근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장기금리도 두자릿수까지 상승하지 않고 오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관련 박철 한은 부총재보는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크지 않아 회사채
발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채권수급상황이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정부가 다시 국채발행에 나서지만 이는 이미 예정돼
있던 사안"이라며 "장기금리를 불안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
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장기금리가 불안하게 움직일 경우 국채발행 일정 등을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한은의 이같은 방침에는 "가뜩이나 금융시장이 어수선한 마당에
금리상승이 불안심리를 부채질해선 안된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강봉균 재경부장관 등 경제장관들은 지난달 25일 합의한 금융시장안정
대책에서 저금리 정책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며 장기금리 상승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기로 했었다.

전 총재도 이날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아직은 공장
가동률이 낮고 실업률이 높은 수준이어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올 연말께 경제의 제반여건 등을 감안해 통화정책방향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방향 조정문제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4분기까지 금융불안이 지속되면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총재는 일부 투신사의 유동성위기 가능성에 대해 위기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경우 개입하겠지만 특정회사에 대한 특융 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밖혔다.

전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대우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14%포인트
오른 연 8.73% 9.46%를 기록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