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시장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규모는 상반기에만 2백조원가량씩 커지는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 개방등의 영향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말 현재 한국의 금융시장 규모가 1천91조4천5백53억원
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이같은 규모는 작년말(8백90조원)과 비교할 때 2백조원 증가한 것이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97말 현재 금융시장 규모는 약 7백21조원이었다.

금융시장을 부문별로 보면 6월말 현재 채권시장의 규모가 3백70조원으로
가장 크다.

다음으로는 <>주식관련시장 2백88조원 <>은행대출 2백58조원 <>단기금융시장
1백72조원 등으로 조사됐다.

여기엔 생명보험회사 등 제2금융기관의 대출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한은은 총유동성(M3)을 통해서도 금융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
했다.

총유동성은 총금융상품 잔액을 뜻한다.

모든 금융기관이 금융기관 이외의 경제주체들에게 지고 있는 부채다.

지난 4월말 현재 M3는 8백29조2천6백77억원.

그러나 M3는 주식시장을 빠뜨리고 있어 전체 금융시장의 규모를 모두
나타내진 못한다.

여기에 주식시장 규모를 더하면 1천조원이 넘는다.

시장별로 살펴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 채권시장 =6월말 현재 채권발행잔액은 3백70조원이다.

채권종류별로는 <>회사채 1백27조원 <>특수채 92조원 <>국채 52조원
<>금융채 37조원 등이다.

채권발행 잔액은 95년~97년중에는 연간 20조원~30조원 규모로 일정하게
증가했다.

98년 들어서는 종전의 5배에 달하는 약 1백10조원 늘었다.

올들어선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는 추세지만 증가규모는 외환위기 이전수준을
웃돈다.

한은은 금융 및 기업부문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재정수요가 증가,
국채와 정부보증채 발행이 늘면서 채권시장을 양적으로 팽창시켰다고 설명
했다.

또 시중유동성 조절을 위해 통안증권 등의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주식관련시장 =97년말과 비교할 때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시장
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게 주된 요인이다.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년말에는 10.9%에 그쳤으나 6월말
현재 26.5%로 올라섰다.

채권시장 다음으로 큰 규모다.

금액으로는 2백88조원에 이른다.

최근 선물 옵션시장등이 개설된 것도 주식관련시장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유망중소기업이 상장돼있는 코스닥시장도 전체 금융시장에서 2.3%를 차지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가가 뒷받침되는 한 주식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단기금융시장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년말 23.6%에
달했으나 15.6% 정도로 줄어들었다.

단기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였던 종금사가 무더기로 퇴출된게 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규모도 1백70조원에서 1백72조원으로 정체상태를 보였다.

콜시장의 경우 일평균 거래액이 97년 10조3천억원 가량이었으나 6월말현재
17조4천억원 규모로 커졌다.

그러나 CD(양도성예금증서) CP(기업어음) RP(환매채) 표지어음 등의 시장은
모두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 대출시장 =은행대출(신탁대출 포함)만 놓고 봤을 때 2백58조원에 달한다.

97년말(2백45조원)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지 않았다.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차원에서 은행대출금을 적극적으로 갚고 있기 때문
이다.

한은은 앞으로도 대출시장 비중이 갈수록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이 발전할 수록 기업들은 대출등 간접시장보다는 유상증자 채권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선진국은 직접금융시장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도 선진국과 비슷한 금융시장 구조로 탈바꿈할 것이란게 한은의 전망
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