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우 < KIDP 원장 >

요즘 한국 기업의 디자인 발전이 눈부시다.

제품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각 포장 패션 환경 인테리어 등 디자인의 각
부문이 꾸준히 성장해 이제 많은 기업들이 선진국과 경쟁해도 좋을 수준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사이버시대에는 인류를 디자인 세상으로 몰아
넣고 있다.

GD선정제도는 그동안 한국 기업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이를 통해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기능이 다양하며 동시에 사용하기 편리한
상품이 수없이 탄생했다.

또 미려함이나 인간 감성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사실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지적해왔다.

10년전에도 "지금은 디자인시대"라고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

당시엔 그 말이 메아리 없는 독백처럼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무역을 통한 국가 부의 증대와 기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인이다.

나아가 인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됐다.

80년대만 해도 상품의 평가기준은 가격이나 기능 정도였다.

디자인 요소를 생각하지 않고도 적당한 기능, 적당한 가격, 적당한 품질에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국제시장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감성을 읽어내고
함께 호흡하는 디자인이 아니면 안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난해 모 일간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0대와 20대 젊은 소비계층에서
"디자인이 좋아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비율이 37%로 가장 높았다.

브랜드에 의한 선택 12%와 합하면 디자인 의존도가 무려 49%나 됐다.

유럽지역 소비자 역시 상품의 디자인을 제일 먼저 고려한다는 대답이
전자제품은 48%, 자동차는 38%, 일반 산업용품도 34%로 모두 1순위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품선택의 제1조건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디자인을 파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GD상품은 IMF 경제위기 속에서도 새로이 디자인을 개발하여
우수한 디자인으로 인정받은 상품들이다.

GD마크를 받은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나아가 매출도
크게 늘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디자인을 경영전략으로 채택한 결과이자 보상이다.

지금처럼 디자인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올바른 디자인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지혜로운 인생의 길을 찾는 것과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