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사외이사제도가 겉돌고 있다.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부족과 은행의 소극적인 경영정보 제공으로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11일 국내 일반은행과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설문과 면담을
통해 이사회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평균 월1회씩 이사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당 평균 이사수는 12명이며 이중 73.4%가 사외이사여서 이사회 구성은
적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외이사의 출석률도 작년 72.6%에서 올상반기 82.1%로 높아져 외견상으론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 은행들은 사외이사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고 사외이사 스스로도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측이 이사회 당일 토의안건을 배포, 사외이사들에게
검토할 시간을 안주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또 분기에 1회정도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여는 은행이 있는가 하면
경영진이 주요 집행사항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일부 은행에선 변호사와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들이 사건수임에
관심을 갖거나 대출청탁.로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외이사는 여러개 기업에 이름을 걸쳐놓고 이를 수입원으로 삼아
은행장과 밀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에따라 각 은행들에 <>경영마인드를 가진 사외이사 확대
<>선임규정 명문화 <>충실한 경영정보 사전제공 <>주요 집행사항의 이사회
보고 <>소위원회 활성화 등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특히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이사의 임무"라는 핸드북을
배포하고 올 연말께 다시 은행 이사회 운영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오형규 기자 oh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