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보해가 리드해 온 순한 소주시장에 두산이 신제품을 앞세우고
도전장을 던져 한차례 대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여름철에 소주 판매경쟁이 불꽃을 튀기는 일은 이례적인 일로 진로, 보해의
순한 소주시장 선점에 위기감을 느낀 두산이 본격 추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두산주류BG는 쌀을 원료로 만든 알코올 23도짜리 신제품 "미소주"를 개발,
5일 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미소주는 쌀로 만든 증류 원액을 2년간 숙성시킨 뒤 한번 더 증류과정을
거치는 재증류 공법으로 만들어 잡미와 독성 등 거친 맛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미소주는 이날자 조간신문에 회사명을 드러내지 않은채 브랜드만을 표시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어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광고전략을 썼다.

또 브랜드명에 한자 영어 한글을 함께 섞어 쓰는 독특한 방식을 선보였다.

두산은 미소주의 용기로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투명한 병을 사용했으며
용량을 3백30ml로 해 철저한 차별화를 추구했다.

두산이 예상을 깨고 여름철에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1.4분기중 한때
단일브랜드로 소주시장 1위에 올랐던 그린소주의 점유율이 최근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소주는 진로가 작년말 내놓은 참진이슬로 돌풍에 휘말려 시장기반이
흔들리고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을 드러냈었다.

참진이슬로는 대나무숯 여과 공법으로 만든 순하고 맑은 술을 기치로 내걸고
소주업계 사상 최단 시일내 1억병 판매 기록을 세웠다.

또 올 상반기중 1억6천만병이 팔려 나갈 만큼 폭넓은 인기를 누리며 빅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보해는 지난 5월 말 "소프트곰바우"를 출시, 한달여만에 20만상자
(24병x3백60ml)를 판매하는 등 순한소주 바람 확산에 한몫을 거들고 있다.

수도권 지역 공략에 나선 지방소주업체들중 선두주자격인 보해는 소주시장의
주도권이 23도제품으로 넘어간 점을 주목, 소프트곰바우의 판매량이 빠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여름철 소주대전쟁에 대해 "진로, 보해의 약진에 맞서
두산이 신제품 출시를 앞당긴 것 같다"며 "사운을 건 초대형 판촉공세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결과가 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