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3천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삼성자동차 처리의 불똥이 금융계로 튀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만기가 도래한 삼성차 회사채의 대지급을 거절, 금융권에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금융권이 공멸할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 늘어나는 피해 =정부 삼성그룹 채권단 등 어느 누구도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일 조흥투자신탁운용 한일투자신탁운용이 대지급을
요구한 42억5천만원(회사채 이자)에 대한 지급을 5일 거절했다.

앞으로도 대지급을 거절할 방침이다.

대지급이 거절당함에 따라 이들 두 투자신탁운용을 포함 삼성차 회사채에
투자했던 금융기관들은 피해를 입게 됐다.

서울보증보험은 자체자금으로 대지급할 여력이 없다.

삼성에서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 피해는 불가피하다.

서울보증보험은 삼성차가 발행한 회사채 2조1천억원(이자 포함)을 지급보증
했다.

이중 1천억원을 제외(삼성전관 지급보증분)하고는 모두 무담보 채권이다.

담보물을 확보하는게 시급하다.

채권회수에 문제가 생긴다면 회사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회사채 1조1천억원어치는 투신사에 편입돼 있다.

나머지는 은행신탁과 증권사들이 갖고 있다.

원리금지급방안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이들 금융기관과 고객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서울보증보험도 잇단 대지급요구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은 회사채 1천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삼성전관에 대해
대지급 요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관계자는 "오는 8일에 5천5백만원의 이자지급요구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삼성전관이 보증을 선 채권의 만기는 2001년 4월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또 삼성증권에 대해 이건희 회장의 주식 4백만주를 유동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관계자는 "법적으로 대지급요구를 계속 거절할 수 없으나 서울보증보험
차원에서 감당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 다급해진 서울보증보험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담보물로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4천억원의 회사채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성이 상환하지 않을 경우 대지급을 해야 한다.

삼성생명 주식을 처분해서 거래협력업체에 먼저 6천억원을 주겠다고 삼성이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만기도래하는 4천억원의 회사채도 같은 기준으로 상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박해춘 사장은 "2조원에 대한 담보물을 확보하고 현금화시켜야 하는 다급한
처지"라며 "삼성생명이 상장되지 않는다면 삼성 계열사들이 70만원에
되사주는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 소외된 채권은행 =은행들은 삼성차 처리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부터 부산공장 대우인수등에 이르기까지 채권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들에 대해 입장을 밝힐 여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부안에서도 관계자들간에 삼성차 처리를 놓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판에 채권단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일부 은행은 비교적 느긋해 하고 있다.

한빛은행 산업은행 외환은행등 일부 채권은행은 삼성차에 대해 담보를 갖고
있어서다.

4천3백여억원을 빌려준 한빛은행은 공장과 시설등 담보를 확보하고 있다.

3천4백억원을 대출해준 산업은행과 1천60억원을 빌려준 외환은행도 각각
담보물을 갖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