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해외매각 지연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은행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업무인 신규대출을 해줄 수가 없게돼 고객들로
부터 항의를 받아야 했다.

앞날을 예측할수 없는 불안감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다른 은행들은 증자나 외자도입을 마무리짓고 정상화의 길로 돌진하는데
우리 은행만 뒤처져 있다"는 위기감이 일할 의욕을 떨어뜨렸다.

해외매각 협상시한이 한달 두달 연기되면서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제일은행의 경우 지난 3월말 성업공사와의 부실채권 정리로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됐다.

해외매각이 마무리되고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자본완전잠식상태을 벗어나지 못한 제일은행은 신규대출을 해줄 수 없게
됐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 신규대출을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며 "사실상 영업중단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거래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다짐했던 지점장들이 신규대출 불가능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해 곤욕을 치뤄야 했다.

제일은행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할수
있다고 말한다.

김부길 종합기획부장은 "자본이 확충되면 신규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금방 정상화된다"며 "지난 2년간 추가로 부실여신이 발생하지 않았을
만큼 여신관행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매각이 마무리되고 개인들의 진로가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직원들의 불안감은 떨쳐버릴수 없다.

서울은행은 HSBC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들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임원들과 부서장들은 지역점포들을 순회하면서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근무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6월부터 주식평가이익으로 자기자본이 플러스로 전환, 신규대출
을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영업활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진로가 하루빨리 결정돼야 은행원들이 마음놓고
일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