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1조원 영업규모로 따지면 국내에서 세번째로 큰 대한생명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2차 입찰의 막이 올라 업계의 시선이 금융감독위원회에 쏠리고 있다.

금감위는 생명보험사 구조조정추진위원회를 열어 투자제안서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서류보완 등의 과정을 거쳐 투자조건이 좋은 2개 정도의
컨소시엄을 선정해 구체적인 협상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 금감위 매각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금감위 관계자는 "1차 입찰때
제시했던 매각원칙이 이번 입찰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투자가격이 얼마인지와 투자자를 믿을 수 있는지, 그리고 한국 보험산업
발전에 공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지겠다는 얘기다.

이 기준에 적용하면 한화와 미국 암코가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2파전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 노베콘과 홍콩 리젠트퍼시픽도 유력후보대열에 들어가 예단
하기는 어렵다.

한화는 컨소시엄에 일본 생명보험사인 고헤이생명과 오릭스생명
(오마하라이프)와 대외신인도가 높은 국제금융공사(IFC)를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한화측이 밝힌대로라면 가격만 맞으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고헤이생명은 업계 10위권으로 규모는 크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헤이생명이 인수자금을 부담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합작인수를 위한 후속작업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암코(AMCO)는 대한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세계적인 생명보험사의
하나인 푸르덴셜로 하여금 위탁경영할 방침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함께 쿠시&웨이크필드라는 세계적인 부동산 개발및 투자회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투자자금조달을 담당키로 했다.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 이전투구 양상으로 바뀔수 있나 =금감위는 각 투자자별 컨소시엄 구성이
분명한 것인지, 그리고 자금조달이 가능한지를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입찰때보다 참가자는 늘었지만 투자제안서를 낸 상당수 컨소시엄의
실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김철호의 명성은 재일본민단기업과 말레이시아의 LOFSA를 참여시켰다고
밝혔지만 금감위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신동양기공은 명성 김철호 회장 밑에서 사장으로
일하던 최정길씨가 입찰참여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져 역시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홍콩의 DMK-SPE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 관계자는 "일단 가능성이 없는 곳들을 솎아 내는게 중요하다"며
"자료검토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로선 최순영 신동아회장의 대리인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지적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매각작업의 투명성을 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금감위는 "먹을 것 없는 요란한 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