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구조조정에 얼마나 더 돈을 쏟아부어야 할 것인가.

혹시 돈이 모자라게 되지는 않을까.

최근 제일은행에 대한 5조원대의 추가 공적자금 지원이 논의되면서 이
부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 64조원이 책정된 공적자금의 집행내역과 향후 자금소요 등을 알아본다.

<> 지금까지 쓰인 돈은 모두 46조5천억원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
자금은 모두 64조원이다.

이중 32조5천억원은 성업공사를 통한 부실채권정리에, 31조5천억원은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예금대지급 및 금융기관 증자지원에 배정됐다.

성업공사의 경우 32조5천억원 가운데 20조원을 들여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매입한 부실채권의 장부가격은 44조2천억원이다.

장부가격의 46% 정도만 주고 산 셈이다.

금융기관별 부실채권 매입액은 <>은행 16조8천억원 <>종금사 1조8천억원
<>보험사 1조4천억원 <>증권사 6백억원 등이다.

예금보험공사는 31조5천억원중 26조5천억원을 집행했다.

사용처는 크게 보아 <>퇴출금융기관의 예금대지급 8조8천억원 <>증자지원
8조6천억원 <>자산부족분(자본잠식분) 보전 9조1천억원 등이다.

예금대지급 자금은 17개 종금사에 5조8천억원,36개 상호신용금고에
2조3천억원, 1백48개 신협에 7천억원이 들어갔다.

증자지원은 상업.한일은행에 3조3천억원, 5개 인수은행(국민 주택 신한
하나 한미)에 1조2천억원, 조흥은행에 2조1천억원씩 투입됐다.

서울및 제일은행에도 각각 7천5백억원의 증자자금이 지원됐고 하나은행
(3천억원), 평화은행(2천억원)도 지원을 받았다.

자본잠식분 지원자금 9조1천억원은 5개 인수은행에 8조원, 4개 인수보험에
1조1천억원이 들어갔다.

<> 남아있는 자금은 31조원 =총 64조원 가운데 46조5천억원이 집행됐으므로
순수 공적자금 잔액은 17조5천억원이다.

그러나 성업공사의 경우 인수했던 부실채권을 되팔아 이미 6조4천억원을
회수했다.

또 예보도 세계은행(IBRD)으로부터 7조원 가량의 차관을 도입했다.

따라서 현재 남아있는 공적자금은 31조원인 셈이다.

정부가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재원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앞으로 들어갈 자금은 미지수 =현재 대기중인 공적자금의 사용처는 크게
5개 부문이다.

우선 영업정지된 대한종금의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데 2조원 가량이 필요
하다.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변수가 많아 예측이 곤란하다.

첫째가 매각협상중인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을 클린뱅크로 만드는데 드는
돈이다.

이는 매각협상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또 대한생명 등 8개 생보사의 매각손실 보전에 얼마가 들지도 현재로서는
가늠이 안된다.

이밖에 5개 인수은행의 풋백옵션과 앞으로 계속 진행될 신협 및
상호신용금고 정리도 공적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얼마나 더 돈을 쏟아부어야 할지는 올해말에나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