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Y2K"로 불리는 "태양활동 극대기"가 컴퓨터분야의 Y2K(2000년 연도
인식 문제)보다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 우주환경센터 조앤 조셀린 박사팀은 최근 시카고
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 총회에서 태양표면폭발과 코로나 물질방출
(CME)이 지구에 미칠 영향을 "또 하나의 Y2K"라고 지칭하며 이에 대한 대비
를 촉구했다.

"태양활동 극대기(Solar Maximum)"는 태양의 활동이 11년을 주기로 활발
해지는 시기로 이번 극대기는 내년 1~4월에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태양의 흑점과 코로나, 태양표면폭발(solar flare) 등이 활발해
지면서 전자방출량이 급증, 지구 주변의 전.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지상의
전자기기나 전력전송망, 인공위성 등에 피해를 주게 된다.

태양에서 지구로 불어오는 태양풍(solar wind)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태양표면폭발은 1백메가톤급 핵폭탄 1백만개를 폭발시키는 것보다 많은
에너지를 수분 사이에 방출하며 이런 태양풍이 지구에 도달하면 이온층에
영향을 미쳐 전파의 흐름을 왜곡시키고 인공위성 신호체계에 혼란을 가져올
뿐아니라 전력전송망에도 이상을 유발, 정전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번 태양활동 극대기였던 지난 89년에는 미국의 북부지역과
캐나다 퀘벡지역 등의 대규모 송전망에 이상전류가 발생,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사고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이번 태양활동 극대기의 피해는 지난 89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태양활동 극대기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인공위성의
숫자와 그 활용분야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위성을 이용해 항공기와 선박, 차량 등의 위치측정 등에 활용
하는 지구위치측정시스템(GPS)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GPS용 인공위성이 전자와 X선 등이 다량 포함돼 있는 태양풍으로 인해
고장을 일으키거나 인공위성과 지상통제센터 사이의 통신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이를 활용하는 항공기와 선박 등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최근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는 휴대전화 등의 무선통신과 89년과
같은 북극에 가까운 지역에서의 대규모 정전사태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들은 수년전부터 태양활동 변화를
정밀 관측하며 태양의 하루하루 변화를 예보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