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인가, 대형 할인점인가"

인터넷 쇼핑몰이 대형 할인점을 상대로 가격파괴 전쟁을 선언했다.

월마트를 비롯한 외국 할인점들의 진출로 할인점끼리 맞붙었던 가격 내리기
경쟁이 이제 "사이버 쇼핑몰 대 할인점" 구도의 2라운드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위력을 확인한 대기업들이 시장 선점차원에서 자금과
조직력을 총동원, 대형 할인점을 위협하고 있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LD-EDS, 현대정보기술 등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할인점보다 싼 가격"을 내세우고 고객 빼앗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사이버 쇼핑업체들은 이를위해 일일 가격조사를 통해 수시로 제품가격
을 할인점보다 싼 가격으로 조정하고 있다.

삼성물산 인터넷쇼핑몰(www.sism.co.kr)의 경우 조사 요원 30명이 용산전자
상가 등지를 돌며 매일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

또 가격 책정기준을 마련, 1백만원대 상품의 경우 3만원, 10만원대 상품은
5천~6천원정도 할인점보다 싸게 가격을 매기고 있다.

LG-EDS가 운영하는 LG몰(www.lgmall.com)은 아예 상품구매책임자(MD)에
가격결정권을 주고 있다.

MD는 경쟁업체보다 1원이라도 비싸다면 즉시 가격을 바꿀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신비몰(shinbimall.com)은 1만8천여 제품 가격을 할인점은
물론 타 인터넷 쇼핑몰과 수시로 비교해 가장 싼 값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인터넷 쇼핑몰 상품 가격은 대형 할인점보다 대체로 싼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삼성은 PC를 용산보다 3~5%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은 배송은 물론 설치까지 해준다.

햄, 쥬스 등 규격식품 가격은 대형 할인점과 같지만 집까지 무료로 배달해줘
인기다.

분유나 기저귀 등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일반서점보다 10%가 싸 하루 1백20권의
외국서적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수입 도서시장점유율이 20%로 높아졌다.

사이버 쇼핑몰들은 간접적인 가격인하정책도 펴고 있다.

현대 신비몰은 적립금제를 운영, 구매가격의 3%를 적립해 다른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캐쉬 백(Cash-Back) 제도를 통해 쇼핑몰 이용실적에 따라 최고
5%의 마진을 현금으로 되돌려 주고 있다.

또 거의 모든 인터넷 쇼핑몰은 전자제품에 대해 6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 5% 가량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전자 상거래업체들의 매출은 올들어 폭발적인 증가추세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하루 최고 2억5천만원을 기록하는 등 1일 평균 매출이
1억7천만원에 이르렀다.

올해 목표인 5백억원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목표는 3배 많은 1천5백억원으로 잡았다.

LG몰 역시 4월 3억5천만원에서 지난달 5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급성장세다.

올 매출 목표(55억원) 상향조정을 검토중이다.

대형 할인점들은 이같은 공세에 대해 전자상거래업체보다 싼 가격과 점포
확장, 제품 다양화로 맞서고 있다.

E마트와 마그넷 까르푸 등 할인점들은 전국 주요 도시에 최소한 1개이상
점포를 낸다는 계획아래 점포 늘리기를 추진중이다.

또 인터넷 쇼핑몰보다 품질 좋고 다양한 제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 가격을 조사해 이보다 낮게 가격을 책정하려는 움직임
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는 21세기 유통 산업을 완전히 재편할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며 "몇년이내 국내에도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