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금년중 5조3천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은 핵심역량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인 확대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IMF관리체제 이후 이어온 축소지향 전략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 본지 2일자 1면 참조 >

삼성은 이번 투자확대 방침을 통해 핵심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수
있을 만큼 구조조정을 마무리 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도 여겨진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기를 거쳐 올해 1.4분기중 영업이익
이 무려 1조원이 넘게 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심사업 위주의 확대전략 =이번에 투자키로 한 분야에서도 잘 드러난다.

2백56메가D램 등 차세대반도체, 대형 TFT-LCD(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
장치), 이동통신 단말기, 디지털 TV 등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21세기 산업핵심인 디지털과 연관된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모아간다는 것이 이번 대단위 투자의
배경이다.

삼성은 특히 2백56메가D램등 차세대 반도체 양산 시설확충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투자액의 상당부문을 이곳에 쏟아 부을 방침이어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2백56메가D램 등 초고집적 반도체는 앞으로 많아야 2~3개 기업 정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를 증명한다.

모토로라 지멘스 TI 일본의 수개업체가 D램분야에서 손을 들었다.

선도적인 기술개발과 선행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만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2백56메가D램은 연구개발 10억달러, 시설투자 2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돈의
투입여부에 따라 판가름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은 이 시장을 향해 먼저 뛰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최근 전세계적으로 시장이 폭발하고 있는 LCD와 CDMA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이동전화단말기 등에서 승부를 걸 의도이다.

이를위해 천안공장에 차세대 LCD용 초대형 기판제조 라인을 신규로
설비한다.

내년초부터는 본격 양산에 돌입키로 했다.

LG전자가 네덜란드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를 유치함으로써 투자여유가
생긴데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와함께 단말기에 대한 라인증설 투자도 병행,올해중 총 1천2백만대의
단말기를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 투자확대 영향 =국내외 전자업계는 물론 다른 업종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오고 있다.

삼성이 국내 최대 제조업체이며 반도체 등 특정분야 세계최대 공급업체라는
위상 때문이다.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대부분 구조조정과 수출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를 확대할 것인지 대해선 머뭇거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결심을 재촉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해외 반도체 업계에서도 삼성전자 투자확대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투자확대 방침보도 이후 삼성전자엔 외신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삼성전자의 핵심역량 위주의 투자확대 방침은 정부 정책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얻은 이익을 다른 업종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