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이 대기업일수록 성공하기
어렵다는 패션가의 속설을 깨고 의류영업에서 고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국산브랜드 보브(VOV)의 FCN부문과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S.I부문으로 이뤄진 의류사업부가 양쪽에서 모두 흑자를 내고
있으며 매출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에서 기획생산하는 FCN부문의 보브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가 타깃인
영 캐주얼 브랜드.

트렌드를 앞서가는 감각적인 스타일로 패션리더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97년 2월 오픈 당시에는 고합그룹을 모기업으로 탄생했으나 작년 6월
신세계인터내셔널에 인수됐다.

이 브랜드는 IMF 경제위기로 의류 경기가 곤두박질쳤던 작년에도 3백억여원
매출에 30억원 순흑자를 내 패션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금도 전국 30여개 점포에서 매장당 월평균 1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
등 올해 목표 3백50억원을 향해 순항중이다.

FCN부문이 보브를 국산 브랜드중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은 것과 달리
S.I부문은 세계 최고의 명품 패션브랜드만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미국의 캘빈 클라인과 센존, 독일 에스까다
등이 그것이다.

이들 브랜드들은 각 백화점의 수입의류매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리는 등
상류층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신세계 백화점과 경쟁관계인 롯데가 자존심을 꺾고 이들 브랜드의
매장을 낼 만큼 브랜드 가치와 상품력을 새삼 인정받기도 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경우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과 롯데 백화점 등의
매장에서 월매출 4억원 정도를 올리고 있고 센죤과 에스까다도 월 2억원을
거뜬히 달성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SI의 성공비결을 체계적인 조직, 상품관리와 숙련된
노하우로 무장한 바이어 확보등에서 찾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오일균 팀장은 "SI 바이어들은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사이즈 등 팔릴 상품만을 골라오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며 이를
영업호조의 큰 요인으로 꼽았다.

SI는 또 재작년까지 cK, D&G 등 17개의 외국브랜드를 수입 판매했으나
IMF사태가 터진 직후 수익성이 나쁜 브랜드를 재빨리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을 추려놓았다.

패션업계는 짜임새 있는 내부관리와 기민한 상품정책이 IMF경제위기 등
악조건 속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널의 고성장에 원동력이 됐다며 경기호전과
맞물려 영업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