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인수전이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LG그룹외에 한화그룹과 영국 금융그룹 리젠트퍼시픽, 미국의 M&A(인수합병)
전문회사 파나콤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멜런 리젠트 퍼시픽그룹 회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생명
2차 매각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표명, 소강상태였던 인수전을 달구기
시작했다.

M&A 전문사인 미국 파나콤도 최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생명을 정부지원
없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 회사는 경쟁입찰 대신 단독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한생명 2차 입찰은 한국에서 LG와 한화, 영국 리젠트퍼시픽,
미국 파나콤 등 4개사가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

1차 입찰때 투자제안서를 냈던 명성 로퍼트펀드 노베콘 등이 2차입찰에
뛰어들면 혼전이 예상된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한화는 해외투자자와 제휴만 성사되면
강력한 후보였던 LG와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쉽다면 세계적인 보험사들이 고개를 돌렸다는 점이다.

1차 입찰때 막판에 투자제안서를 내지 않았던 프랑스 악사(AXA)나 미국
메트로폴리탄생명(메트라이프)은 2차 입찰에도 참여할지 않을 전망이다.

인수 희망자들이 속속 나타나자 대한생명 1차 입찰 실패로 의기소침했던
금감위는 분위기도 반전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격을 써내고 한국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곳이라면 어느 투자자와도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젠트 퍼시픽그룹 등 지명도가 있는 기업들이 인수전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2차 입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겠는냐"
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감위는 예정대로 6월7일까지 잠재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제안서를
받아 2차 입찰을 진행시킬 방침이다.

다만 2차 입찰에서도 인수조건이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공적자금을 우선
투입해 대한생명을 정상화한 뒤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 매각에서 가장 큰 원칙은 재정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