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자동차 전자 등 주력산업에서 과잉중복 투자 해소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기업들이 그 후속조치
로 과잉설비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해당설비나 공장의 해외매각, 공장 가동 연기, 중복과잉투자 사전방지,
유휴설비 북한이전 등의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기업들은 일본의 경우 정부가 기업들의 과잉설비 처리를 위해 세제 금융분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철강분야에서 포항제철은 총자산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4조5천억원의
과잉설비를 앞으로 3년간에 걸쳐 정리키로 했다.

포철은 이와관련, 최근 완공한 연산 3백7만t규모의 광양 5고로 공장가동을
2001년까지 가동을 늦추기로 했다.

5고로를 가동할경우 공급과잉으로 철강재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 미니밀 창원특수강등 상당 설비를 매각대상으로 내놓았다.

동국제강은 연산 1백40만t규모의 부산제강소를 폐쇄하고 전기로설비 등을
해외업체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중이다.

이에따라 이 회사의 철강생산능력을 연5백90만t에서 4백88만t으로 줄어든다.

자동차 분야에선 삼성과 대우간 빅딜로 상당규모의 과잉설비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26만대로 대우자동차는 공장을 인수하면
마티즈 등의 라인으로 교체할 예정이어서 설비의 절반가까이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또 국내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있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와
대형엔진 사업을 해외매각키로 하고 스카니아 등 유럽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6천5백억원을 투자해 지은 부산 자동차부품 공장을 해외매각
방식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현재 원매자와 협상중이다.

대우정밀은 자동차부품인 현가장치 사업을 미 델파이사에 1억1천8백만달러에
팔 계획이며 현대자동차도 시트공장을 미 리어사에 매각키로 했다.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3개사는 철도차량 사업을 떼내 통합법인
을 설립하면서 생산설비의 20%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3사도 통합법인 설립과 함께
중복자산과 설비를 감축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중이다.

전자분야에선 브라운관업체인 오리온전기가 프랑스 톰슨사와 멕시코공장
매각을 협상중이다.

현대전자는 LG반도체 합병후 중복과잉투자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현대는 반도체 통합법인이 설립되면 국가적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과잉투자를
막을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컬러TV 등 과잉 가전설비를 인도 팔레스타인 등지에
수출하는 방법으로 정리했다.

북한으로의 유휴설비 이전도 과잉설비 해소 방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놀고있는 유휴설비를 활용해 북한지역에 시범공단을 만들기로 하고
남북협력기금(올 1천7백억원)중 2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범단지론 현대가 추진중인 해주 서해안 공단을 비롯 평양 남포지구
나진선봉지구 금강산 배후도시인 원산지구 등이 유망지구로 꼽히고 있다.

중소기업을 포함해 2백여개사가 이 방식으로 과잉설비 해소를 추진중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과잉설비 해소 주요 사례 ]

<> 공장가동 연기, 공장 폐쇄
- 포철 광양5고로 가동 연기
- 동국제강, 부산공장 폐쇄

<> 해외매각
- 대우자동차, 상용차/대형엔진 매각 추진
- 삼성전기, 자동차부품공장 매각 추진
- 대우정밀, 현가장치 사업 매각

<> 중복투자 사전방지
- 현대전자, 반도체통합법인 설립후 중복투자 방지책 마련

<> 설비 북한 이전
- 북한에 시범공단 설립해 유휴설비 이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