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광고가 야해졌다.

모델도 풋풋한 나이의 청소년 대신 TV 등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스타들로
대체됐다.

그들이 끈끈한 성적 성숙미를 내뿜으며 새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섹시스타의 대명사인 가수겸 탤런트 엄정화는 보성이 시판중인 청바지
"야 할리우드"의 광고모델로 등장, 다시 도발적인 자태를 보여준다.

청바지의 쟈크를 살짝 내리고 웃도리는 끌어올려 배꼽을 드러냈다.

특유의 야릇한 눈빛이 자극적이다.

"yah@hollywood"라는 브랜드명도 독특하다.

훤칠한 키에 미소년적인 이미지의 탤런트 구본승도 "쿨독" 광고에서
웃옷을 벗었다.

그리스조각처럼 단단한 근육질과 구리빛 피부가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탤런트보다는 MC로 더 유명한 이본은 "티투알" 광고에 등장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어깨를 드러낸 채 무릎을 꿇었다.

손목이 묶인 데서는 다소 새디즘적인 인상도 묻어난다.

청바지광고는 편하고 질긴 제품의 특성상 밝고 캐주얼한 이미지의 "자유
정신"을 강조하는게 일반적이었다.

리바이스 리 등 외국의 유명브랜드들이 이러한 전략으로 성공했고 상당수
국내업체들도 이를 따라갔다.

주소비층이 청소년이었던 만큼 모델의 연령층도 어렸다.

이러한 청바지광고에 최근 패션리더의 이미지를 가진 스타들이 대거 등장
하고 크리에이티브에서도 에로티시즘을 강조하게 된 것은 업계의 판매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청소년을 겨냥한 청바지시장이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불황에 빠지자
그보다 고소득층인 20~30대 여성층으로까지 타깃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청바지에 "패션진"이란 개념을 불어넣고 가격을 인상한 것도 이러한 맥락
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브랜드의 경우 게스가 비슷한 전략으로 성공했다"며
"청바지업계가 불황에 빠진 만큼 공격적인 돌파전략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바지광고의 또다른 변화는 전통적인 광고매체인 잡지와 TV 외에 신문
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실구매층을 직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광고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