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대규모 사업교환)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주식 양수도가격이
2조5천억원 안팎에서 합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현대 정몽헌 회장과 LG 구본무 회장은 19일 오후에 만나 LG반도체
주식 양수도를 위한 기본합의서에 서명할 계획이다.

18일 금융감독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현대와 LG는 LG반도체 주식 양수도
가격을 놓고 금융감독위원회 중재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2조5천억원
안팎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18일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17일 오전 LG
구 회장과 현대 정 회장을 연쇄 접촉해 반도체 빅딜 중재에 나섰으며 양측
견해차가 상당부분 해소돼 19일 오후 3자 회동으로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7일 회동에서 양수도 가격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결정적
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두 그룹 총수가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일 정도까지
분위기가 호전됐다"고 말해 19일 담판에서 협상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와 LG가 LG반도체 주식양수도 가격에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작업은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식 양수도 가격 =반도체 양수도 가격으로 당초 현대는 1조2천억원,
LG는 3조5천억원을 제시했으나 2조3천억~2조5천억원선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쪽이 각각 1조원 가량씩 양보한 수준이다.

현대 정 회장은 17일 이 위원장에 주식양수가격으로 기존보다 1조원정도
많은 2조3천억~2조5천억원선을 제시했으며 이 위원장이 이를 LG측에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양 그룹이 양수도 가격 합의에 접근한 것은 강력한 정부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17일 양 회장과의 개별면담에서 나라의
명운이 걸린 구조조정이 반도체 빅딜에 끌려갈수만은 없는 만큼 협상이
지체될 경우 채권단이 나서게 될 것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전달했다"
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이 직접 5대 그룹가운데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출현할 가능성을
경고한 점도 한몫했다.

<> 남은 협상과제 =주식 양수도 가격외에 양측은 현재 주식대금 지급방법과
LG 반도체 직원들의 고용안정 문제에 대해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는 주식양수 대금을 현금과 보유중인 다른 회사 주식 등으로 지급하기
를 원하고 있다.

이에대해 LG측은 모두 현금으로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LG는 5%로 묶여 있는 데이콤의 지분소유 제한이 풀릴 경우 현대가
갖고 있는 데이콤 주식을 대금조로 받을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여지는
열려 있는 상태다.

LG반도체 직원들의 고용보장문제도 남아 있다.

현대와 LG반도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말 LG반도체 직원들을 오는
2000년말까지 고용보장한다는 노동부 중재안에 합의했다.

LG반도체 비대위는 그러나 최근 2000년으로 된 고용보장기간을 주식양수도
대금 지불이후 3년간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평균임금의 10개월로 합의했던 명예퇴직 위로금을 평균임금의 13개월로
늘려 주도록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이었던 양수도 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대금지급 방법
과 고용보장 문제도 곧 타결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 박주병 기자 jbpark@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