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유통 어떻게 변했나 =편의점 훼밀리마트 마포점은 최근 문화상품권
을 현금 대신 받기 시작했다.

1천원짜리 과자를 사고 5천원권 상품권을 내며 4천원을 현금으로 거슬러
준다.

상품권이 일반 지폐와 똑같은 대접을 받는 것이다.

마포점의 점장은 "5천원짜리 소액 상품권 1~2장을 지갑에 넣고 다니며
귀찮아 하는 손님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상품권을 받기 시작했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다"고 말했다.

훼밀리마트의 사례는 작년말 상품권법이 폐지된 이후 상품권이 주식 채권 등
환금성이 높은 유가증권의 기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쟁력과 서비스에 따라 시세가 형성되며 현금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을 자유화한 것은 이처럼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그러나 <>기업들이 자금융통을 위해 과도한 할인판매에 나섬으로써
경영부실화를 초래하는 경우나 <>고액상품권 발행을 통한 사치풍조조성 등의
문제점이 돌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발행액의 50%를 법원에 예치하게 돼있던 공탁금 의무조항이 사라져
보완책이 시급한 편이다.

자금융통을 위해 구두상품권을 불법으로 과다발행했다 도산함으로써
피해자를 속출시켰던 C사의 사례가 재연될 소지도 많은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품권의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은 이같은 위험을
예고하는 징후로 보인다"며 "보완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상품권법 폐지는
잘못된 규제완화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