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만들어낸 한우 복제송아지는 국내 복제동물
연구성과가 이제 본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복제송아지 이름을 지어준 것을 봐도 얼마나 높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어느정도 짐작케 한다.

황 교수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복제 젖소
영롱이및 복제 한우의 연구개발 사례를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도위치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한 공로를 치하한다"며 본인이 직접 작명해주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2일 오전 황 교수에게 "진이"라는 이름을 전달하면서
두가지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첫째는 "역사를 앞서가는 삶을 살면서 시대를 초월해 칭송을 받은 작품을
남긴 황진이처럼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슈퍼소가 되라"는 것이고 둘째는
"고정을 벗어나 새세상을 열어가는 탐구정신을 발휘해달라"는 것.

황 교수팀이 만들어낸 이번 한우 복제송아지 "진이"는 지난 2월 출생한
복제 젖소 영롱이의 탄생과정과 원리는 같다.

단지 영롱이가 어미 젖소의 난자세포에서 핵을 떼어내 복제에 사용한데
비해 이번 진이는 어미 한우의 귀세포에서 핵을 떼어내는 과정을 거쳤다는 게
다를 뿐이다.

황 교수는 "젖소보다는 한우의 세포크기가 작아 세포융합 과정의 성공률이
매우 낮다"며 "따라서 영롱이의 복제과정보다는 훨씬 어려웠다"고 말했다.

황 교수팀은 젖소 복제에 이어 한우 복제에도 성공함으로써 국내 생명과학
분야 연구수준이 이미 세계수준에 이르렀음을 확고히 인정받은 계기를
마련했다.

동시에 이번 연구성과는 동물의 품종개량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앞으로 3년안에 2천여개의 수정란을 만들어 전국 농가의 대리모
소에 이식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체세포복제 기술을 앞으로 축산개량을 위한 기초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라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복제한 우수한 형질의 송아지가 향후
전국적으로 보급될 경우 국내 한우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이번 연구성과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당뇨병과 같은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커다란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평가된다.

황 교수는 "김대통령이 이 기술을 이용해 품종개량뿐 아니라 인간의 난치병
치료에도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물복제기술이 인간복제에 이용될 경우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황 교수는 "인간복제는 시도되어서는 안되며 시도할
이유도 없다"며 "김대통령도 인간복제에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을 과학자들
이 앞서 막아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