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일명
액정화면)의 희비가 교차되고있다.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데 비해 액정화면은 품귀현상 속에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

지난해말 11달러선까지 회복했던 64메가 D램 반도체는 최근 7달러대까지
떨어져 지난해 최저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면 액정화면은 업체들이 매월 5~10%정도씩 공급가격을 인상해도 주문이
늘어나 소화가 어려울 정도다.

반도체와 액정화면의 가격이 이처럼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두 제품의
제조 특성 때문.

반도체는 칩사이즈 축소로 웨이퍼 한장당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는 반면
액정화면은 대형 사이즈의 생산 비중이 늘어 원판 한장당 생산량이 오히려
줄고 있다.


<>반도체 =지난해말 10~11달러선에서 거래되던 64메가 D램은 지난 2월중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8~9달러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8x8 싱크로너스형은 하락속도가 더욱 빨라
최근 7.9달러까지 내려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마이크론사가 지난해 인수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사의 공장 보수를 완료하고 최근 재가동함에 따라 시장 주력인 8x8
싱크로너스와 PC-100용 D램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웨이퍼 한장당 생산 갯수가 3세대보다 40%정도 더 많은
4세대 64메가 D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하락세는 성수기인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칩사이즈 축소로 제조원가도 함께
낮아지고 있어 채산성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칩사이즈 축소 기술이 뒤떨어지는 후발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TFT-LCD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던 액정화면이 올들어 데스크탑 모니터에
본격 채용되면서 수요가 급증, 가격이 크게 오르고있다.

12.1인치의 경우 작년말 2백70달러에서 최근 3백40달러로, 13.3인치는
4백달러에서 4백50달러로, 14.1인치는 4백30달러에서 4백80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물량이 달려 중소업체들은 값을 올려주어도 물건을 구하기 힘들
정도다.

컴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정화면만 확보하면 수만대의 액정모니터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주문하겠다는 제의를 받나놓고 있으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업체들이 매월 공급가격을 인상하는 점을 들어 장당
10~20달러의 웃돈을 지급하고 있지만 물량을 원하는 만큼 확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컴퓨터업체들은 국내 컴퓨터산업의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 LG-LCD 등이
모자라는 물량을 국내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공급업체들은 불황에 대비, 대형 거래선에 우선 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LG-LCD는 최근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공사기간을 감안할때
공급난은 하반기 들어서야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