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이 큰폭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연체금액은 꾸준히 늘어나
는등 가계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금 가운데 연체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연체비율은 사상최
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현재 한빛 조흥 제일 서울 외환 신한은
행 등 6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19조8백6억원으로 지난 1월말보
다 8백9억원 감소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후 이들 6대 시중은행은 가계대출금 회수에 나
서 대출잔액이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97년말 25조5천6백74억원에서 작년 4월 23조3백39억원으로 급감했으
며 10월에는 20조원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가계대출금중 원리금을 제때 갚지못한 연체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

2월말 가계대출 연체금액은 2조9백2억원으로 1월대비 2천7백63억원(15.2%
)이 늘어나 작년 11월(2조1천461억원)이후 3개월만에 다시 2조원대로 올라
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8.87%로 떨어졌던 연체비율은 올들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 2월에는 사상최고치인 10.95%를 보였다.

이처럼 가계대출 연체금액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
고 실업자가 2백만명을 돌파하는등 가계의 고통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실세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가계대출금리를 여전히 14%대
로 유지하는등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다음달부터 2금융권을 포함한 전금융권이 전산망을 통해 고객들의
1천만원이상 대출현황을 낱낱이 파악토록해 은행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
망이다.

또 부채현황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마저 내려질 예정이
어서 신용불량자만 늘어나리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