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는 회복되고 있는가.

소위 경기바닥은 정말 지났나.

그런 경기판단은 과연 무얼 근거로 어떻게 할까.

경기와 관련된 이런 궁금증들을 풀려면 무엇보다 경기사이클을 이해해야
한다.

경기사이클에 관해 Q&A로 풀어본다.

Q :경기사이클이란 무엇인가.

A :말 그대로 경기의 오르 내림을 말한다.

경기는 일반적으로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게 마련이다.

항상 좋을 수도 항상 나쁠 수도 없는게 경기다.

이런 경기상황의 변화를 지표로 표시해 그려보면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순환곡선이 나온다.

바로 그 곡선이 경기사이클이다.

Q :경기사이클은 무슨 지표로 그리나.

A :여러 경기지표를 참고한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라는 것이다.

이 지표는 제조업가동률 제품출하 전력사용량 수출입액 등 당시의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실물지표들을 종합해 작성된다.

경기사이클은 이 순환변동치 순환곡선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다른
경제지표를 추가로 감안해 다시 그려진다.

Q :경기선행지수란 것도 있다던데.

A :그렇다.

경기 움직임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지표들을 종합한 것이다.

대개 경기가 살아나려면 건축허가면적이나 기계수주가 늘고 수출신용장도
많이 들어오게 된다.

바로 이런 투자지표와 수출선행 지표들을 종합해 지수화한게 경기선행
지수다.

이 지수가 좋아지면 보통 8-10개월후에 실제 경기가 되살아난다고 한다.

Q :경기회복 조짐은 어디에서 부터 나타나나.

A :과거의 경우 한국은 투자와 수출이 꿈틀거린뒤 그 회복세가 차츰 내수
경기로 확산돼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진행되곤 했다.

그랬다가 소비는 경기가 하강한 뒤에도 한동한 증가세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패턴은 IMF불황으로 상당히 바뀌었다.

요즘은 오히려 투자보다는 내수쪽에서 경기회복의 바람이 먼저 불고 있는게
사실이다.

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투자를 많이 늘리지 못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지난해
지나치게 졸라맸던 허리 띠를 이제 차츰 풀고 있기 때문이다.

Q :경기사이클로 보면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A :일단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만 보면 바닥을 지나 회복되고 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8월 85.6을 최저점으로 찍은 뒤 9월부터 상승
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작년 3월이후 7월까지 횡보를 거듭하다가 8월
부터 차츰 올라가는 중이다.

향후 회복 전망을 밝게 해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같은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에 GDP 증가율 등을 감안해 작년
10월쯤 경기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Q :경기지표는 회복되고 있는데 왜 많은 국민들은 피부로 못느끼고 있나.

A :아직도 경기호전을 주도하는 업종이나 계층이 일부에 한정돼 있기 때문
이다.

실제 최근의 경기지표 호조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다른 많은 업종에선 여전히 생산이나 판매가 늘지 않고 있다.

또 소비도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만 풀리는 모습을 보인다.

비유컨대 "온돌방의 아랫목은 따뜻하지만 윗목까지는 그 훈기가 전달되지
않은 상태"와 마찬가지다.

Q :그렇다면 언제쯤 윗목까지 따뜻해지겠는가.

A :그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경기전망이라는게 공식처럼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표상으로나마 회복되고 있다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큰 악재가 돌출하지 않는 한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때쯤 돼야 일반국민들도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