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숙(41) e코퍼레이션 사장은 98년 10월21일을 잊지 못한다.

"신으로부터 계시와 성령을 받은" 것처럼 암중모색하던 삶의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날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으나 막연하기만 했던 창업 구상이 이날 뚜렸하게
떠올랐던 것.

"바로 지금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갈증이 더해가고 있는 만큼 창업적기
라는 직감이 들었다.

연봉 12만달러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그로부터 5개여월이 지난 99년 3월 서울 역삼동 e코퍼레이션 사무실.

주로 30~40대 젊은이들로 붐빈다.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인터넷 사업 한가지다.

이들을 맞는 김사장과 20여명의 내외부 강사진이 인터넷의 모든 것을
알려주기에 바쁘다.

안경 및 모니터판매업체인 경원의 직원 2명은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기
위해 e코퍼레이션 컨설턴트로부터 교육 및 컨설팅을 받고 있다.

15가지 사업모델중 최종적으로 3개 모델을 놓고 마무리 선정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중견 패션업체인 A사의 K사장.

10여년간 애정을 갖고 키워온 브랜드사업이지만 97년이래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최근 인터넷으로 눈돌리던 차에 이 곳을 알고서 자문을 구하고
있다.

윌코퍼레이션 비네트테크놀러지 SMC컨설팅 등 3개사는 아예 e코퍼레이션의
창업보육 오피스에 입주했다.

윌코퍼레이션은 인터넷상에 "회사를 1억5천만원에 사세요"란 광고를 냈다가
김이숙 사장에게 붙들린 케이스.

사소한 것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꼼꼼한 스타일의 김 사장은 전직
소프트웨어 세일즈우먼 답게 영업력을 발휘해 윌을 끌어들였다.

좌초위기에 처한 이 회사에 홈페이지 제작 등 일거리를 주고 자문해주자
윌은 이내 회생의 길에 들어섰다.

김 사장은 "고객마다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쪽집게 컨설팅을 해주니
타개책이 술술 나온다"며 고객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창업의 보람을 더욱
느끼고 있단다.

김사장이 자본금 3억원의 e코퍼레이션을 차린 것은 지난달 초.

불과 1개월여만에 다수의 컨설팅 고객과 65명의 인터넷 수강생을 확보했다.

수요가 많을 것이란 그녀의 예측이 그대로 적중한 셈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만 높았지 체계적인 정보는 거의
전무했으니까요. 교재를 만들고 교육부터 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인터넷 토털솔루션을 제공키로 한 자신의 선택에 흡족해하는 표정이다.

이대 영문과, 미국 밴더빌트대 석사(컴퓨터공학)출신의 김사장은 샐러리맨
시절에도 승부근성이 강하고 기회를 잡는데 남다른 끼가 있었다.

자신에게 보다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옮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3~4년마다 옮기다 보니 IBM ISIS 파일네트 등 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들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 노하우가 창업 밑천이 됐음은 물론이다.

김사장은 현재 사업특성상 중요한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e오피스(창업보육)" "e컨설팅" 외에 "e소사이어티" 형성에
열심이다.

기업간 네트워킹 및 인적 네트워킹이 긴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는 인터넷비즈니스의 본격 태동기이고 2000년이면 성장기에 접어들
겁니다"

신산업의 매니저역을 맡겠다는 김사장은 인터넷 비즈니스스시대의 새벽을
열고 있다.

(02)3452-0202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