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은 스스로를 "정보화 전도사"라고 부른다. .

그는 인터넷이 새로운 미래세계를 여는 "전자불도저"이며 사이버 세상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황금의 땅"이라고 강조한다.

국가 정보화를 이끌고 있는 그가 직접 쓴 인터넷경제학 이야기를
한국경제신문에 보내왔다.

그 글을 ''남궁석 장관의 웨버노믹스(Webonomics)''란 이름으로 연재한다.

웨버노믹스는 인터넷을 뜻하는 ''Web''과 경제학 Economics''의 합성어다.

"불도저"라는 말은 "황소(bull)"와 "꾸벅꾸벅 졸다(doze)"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농경시대의 큰 힘이던 황소를 할 일 없이 졸게 한 괴력의 기계가 불도저인
것입니다.

서울시의 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어느 시장에게 "불도저 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듯이 불도저는 산업사회에서 힘의 상징이었습니다.

이제 산업사회가 막바지에 이르고 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정보사회에서 가장 큰 힘은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전자 불도저"인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불도저의 힘은 성격이 다르다.

인터넷은 사회 자체를 변화시켜 공간과 시간 속도 등의 개념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불도저는 자연을 깎아 인간의 활동공간을 넓히지만 그 공간은 한정적
이다.

거기 비해 인터넷은 사이버 세계라는 새로운 활동공간을 창조한다.

그 공간은 무한정이며, 자연을 파괴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여기에 학교 병원 백화점, 심지어 정부와 국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상(virtual) 공간"이라고 하지만 무릉도원같은 상상의 세계가 아닌
실재하는 공간이다.

인터넷은 빠르다.

인간의 속도는 빨라야 100미터를 10초대에 끊는 정도이고, 자동차나
비행기 등 기계의 도움을 받아도 시속 몇 백km에 그친다.

하지만 인터넷은 빛의 속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그것도 한정된 사람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일할 수
있다.

인터넷은 24시간을 낮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농경사회에서는 밤과 낮의 구분으로 족했고 산업사회에서는 8시간 일하고
나머지는 쉬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창조하는 정보사회에서는 일하고 쉬는 시간이 따로
없다.

24시간이 낮이다.

인터넷은 대화의 채널을 다양하게 한다.

일 대 일 위주였던 대화의 채널이 산업사회에서는 TV등 대중매체의
출현으로 일 대 다중으로 변했다.

정보사회에서는 다중 대 다중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인터넷은 양방향 매체인 것이다.

또 정보사회에서는 모든 정보와 기기가 디지털화된다.

영화나 음악,기타 정보들을 모두 디지털로 저장했다가 손쉽게 재생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이 가져오는 변화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지만, 결코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변화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인터넷을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채택하고 이용하는 개인과 기업과 국가는
발전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예언이다.

변화의 물결을 잘 이용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처음 자료교환을 목적으로 출발해 얼마 전까지도 정보검색이 큰 몫을
차지했던 인터넷은 이제 돈이 되는 일터가 된 것이다.

또 정보사회에서는 산업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

전자불도저가 그 엄청난 괴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면 진짜 불도저는
황소 옆에서 꾸벅꾸벅 졸게 될지도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