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정세영 명예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경영 일선을
떠났다고 2일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금명간 이사회를 열어 정 명예회장 은퇴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에 정몽구 회장을 선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현대는 또 정몽구 회장과 정몽규 부회장을 모두 대표이사로 선임, 2인 대표
체제 아래 이방주 이계안 이유일 사장등 3명의 사장이 실무를 나눠 관장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주 사장은 국내영업본부 애프터서비스사업본부 생산본부를, 이계안
사장은 자동차부문기획조정실 홍보실 지원본부(인사.총무) 재경본부
연구개발본부 전략구매사업부를 각각 맡게 됐으며 이유일 사장은 마케팅본부
와 해외영업본부를 책임지게 됐다.

국내영업본부장 지원본부장 홍보실장을 맡았던 김판곤 부사장은 기아자동차
계열사인 한국에이비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이 맡던 직무는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의 이전갑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정세영 명예회장이 이날 오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만나
정몽구 회장이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는 이번 인사로 회사의 경영이 정몽구 회장 체제로 단일화돼 현대자동차
와 기아자동차의 정상화 작업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몽규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모든
경영의 책임을 지게 되며 세 명의 전문경영인 사장은 분야별 경영의 전권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책임경영과 전문경영인의 전면 배치라는 두가지 경영 방침에 충실
했다는 얘기다.

현대는 이번 인사가 항간에 나돌던 정세영 명예회장과 정 회장간 경영권
분쟁설을 일거에 해소하는 동시에 정주영 명예회장의 후계구도를 확실히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동차부문을 정 회장에게 완전하게
넘겨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정 회장과 건설 전자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정몽헌 회장, 두 아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후계구도를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대는 정몽구 회장 체제를 굳힌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정공 등 그룹
내 자동차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오는 2001년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
시킬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떠난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난 67년 회사 설립과 함께 사장을
맡은 뒤 회장 명예회장 등을 거치며 32년간 현대자동차를 이끌어 왔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