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도입하는 은행들이 늘고있다.

주택 하나은행은 시행에 들어갔다.

다른 은행들도 정관에 근거를 마련했다.

스톡옵션은 경영진에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엄청난 세금으로 정상화의 길을 걷는 은행의 경영과실을 경영진이
독차지한다는 시각도 없지않다.

특히 주가만 오르면 무조건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설계해 성과를 반영한
보수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스톡옵션은 황금알을 낳는 닭인가 =은행임원들은 월급 몇푼을 챙기느니
스톡옵션으로 한몫 잡는 게 나을 듯하다.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이 도입한 것과 같은 방식의 스톡옵션이면 더욱
그렇다.

김 행장은 월급을 매달 1원씩만 받는대신 퇴임하면 임기를 다 채운 경우
주당 5천원에 30만주, 은행주중 최고가주식이면 40만주를 받는다.

지난 26일 종가는 1만8천9백50원.

따라서 이 주가수준만 유지돼도 주당 1만3천9백50원씩 총 55억8천만원의
차익이 떨어진다.

김 행장은 작년 8월29일 취임했다.

그러나 앞으로 스톡옵션을 받는 은행임원들은 김정태 행장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난 6개월사이에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주총에서 스톡옵션을 받은 주택은행 부행장과 비상임이사는
주당 5천원이 아닌 주당 1만3천9백원에 주식을 살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 스톡옵션을 도입한 하나은행 지역본부장이상은 주당
1만2백원에 살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주식수도 김정태 행장은 최고 40만주에 달하지만 주택은행
부행장은 3만주, 하나은행 지역본부장은 2만주에 불과하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도 김정태 행장의 절반인 15만주를 받는데 그친다.

스톡옵션은 주가가 정상적으로 형성돼 있다면 상당한 위험도 따른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영을 잘해서 이익을 많이 내야 한다.

그야말로 성과를 내고 시장이 이를 알아줘야 한다.

주택 하나은행의 스톡옵션은 전체시장에너지에 의한 상승분과 경영진의
경영성과로 오른 부분을 구분하지 않고 주가상승분을 모두 차익으로 챙길수
있는 구조다.

경영성과로 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지원에의해 은행가치가
올라간 것도 포함돼 있다.

주택 하나은행의 경우 퇴출은행을 인수하면서 BIS비율을 유지하기위해
증자지원을 받았다.

정부는 한빛은행처럼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은 일부 은행에 대해선 스톡옵션
을 제한했지만 주택 하나은행의 경우 퇴출은행을 인수한 우량은행이어서
별다른 제한을 하지 않았다.

<>다양한 경영보상방안이 나와야 한다 =주택은행이 스톡옵션을 시작하자
거의 모든 은행이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

일단 준비를 갖춘 것이다.

다른 보상시스템을 연구하기보다는 일단 베끼고 보자는 식이다.

비상임이사등 사외이사로 구성된 경영진보상위원회에서 스톡옵션을 비롯한
보상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수혜자인 경영진이 입안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이 임의로 제도를 도입해 스톡옵션 제도를 남용할 수 있기때문이다.

일반 직원과의 급여 불평등에 따른 위화감도 문제다.

주택은행의 경우 김 행장보다 훨씬 비싸게 주식을 산 직원들이 반발한 것도
바로 이 위화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주택 하나은행처럼 불합리한 스톡옵션제도에 대해선 수혜자가
스스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라는 압력도 드세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결국 스톡옵션은 경영자에 대한 인센티브차원에서 괜찮은 제도지만 공정성과
합리성이 뒤따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은행 스톡옵션 도입현황 (단위:억원) ]

<> 조흥 : 정관에 근거조항 마련(정부출자금액 21,123)
<> 한빛 : " ( " 32,642)
<> 제일 : 지난해 추진했으나 무산( " 15,000)
<> 서울 : " ( " 15,000)
<> 국민 : 정관에 근거조항 마련( " 2,000)
<> 주택 : 행장 30만주, 부행장 3만~5만주(추진( " 2,965)
<> 한미 : 정관에 근거조항 마련( " 2,600)
<> 하나 : 행장 15만주, 부행장 7만주, 본부장 3만~5만주, 지역본부장
2만주( " 4,728)
<> 신한 : 정관에 근거조항 마련( " 2,925)
<> 지방은행 : 정관에 근거조항 마련

------ [ 용어설명 ] --------------------------------------------------

[ 스톡옵션 ]

스톡(stock)은 기업의 주식을 얘기하고 옵션(option)은 특정가격에 그
주식을 살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스톡옵션은 다시말해 특정 개인에게 일정기간에 그 기업의 주식을 정한
가격에 살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물론 그런 옵션을 가진 사람은 시가보다 싸게 사게 마련이고 이를 통해 큰
차익을 본다.

스톡옵션은 경영자가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해 발생하는 과실을 주주(오너)
와 함께 경영자가 나눠갖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