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는 지난해 9월 농협과 축협에 대한 3개 구조조정방안을 마련, 정부에
건의해놓은 상태다.

3개안중 어떤 안을 선택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농협수사를
계기로 결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농림부가 낸 3개안은 농협과 축협의 신용사업을 어떻게든 교통정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협동조합이 구매 판매 지도 등 일반농정보다 신용사업에 치중,
금융골리앗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제1안은 현행 협동조합체제를 유지하면서 신용, 경제, 지도관리부문으로
갈라 보다 전문화해나가자는 게 핵심이다.

현재와 같이 농협과 축협조직에 그대로 두되 인사, 보수, 채용 등을
각 부문별로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각 사업부문의 부회장이 실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전문경영인체제를
확립하자는 취지다.

부회장에 대한 임기중 업무평가를 실시, 책임경영을 하도록 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안은 현재의 조직체계와 비슷한 데다 거대조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여론에 배치돼 채택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2안은 농협과 축협 임협 인삼협을 하나의 중앙회로 통합,
농축임삼협중앙회를 만들고 그 밑에 각 농협경제사업연합회,
축협경제사업연합회, 삼협연합회, 임협연합회를 두자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용사업은 따로 묶어내 협동조합은행으로 분리,
독립시키자는 시나리오다.

협동조합은행의 경우 회원조합과 연합회의 공동출자에 의한 특수은행으로
하고 은행업무, 상호금융업무, 공제사업업무, 정책자금공급업무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조합과 연합회의 대표와 외부전문가로 구성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농림부는 이 안에 대해 각 사업별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부문에 대한 자금지원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용사업이 은행으로 나가면 농민을 위한 은행이 일반시중은행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불식시키는 게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제3안은 농협과 축협등(임협, 인삼협포함)의 중앙회를 하나의 법인체로
통합하고 독립사업부제로 실시한다는 게 핵심이다.

통합중앙회장 밑에 신용사업 부회장과 경제사업, 지도관리사업부문의
부회장을 두자는 것이다.

부회장의 권한은 중앙회장의 지시에 따르는 현행보다 다소 강하게 부여,
독립성을 유지토록 한다는 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직을 1개로 통합함으로써 농정활동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으나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 비능률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다.

농림부는 이 개편안은 조직의 슬림화와 전문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본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높은 점수를 주지않고 있다.

따라서 비대화한 농협과 축협의 구조조정은 신용사업부문을 따로 떼내
분리, 또 통합해 자회사화하는 제2안의 도입이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농/축협 구조조정 3개안 비교 ]

<> 1안

- 특징 : 현 상태서 신용사업 독립경영
- 장점 : 신용, 경제사업분리 전문경영 가능
- 단점 : 종합경영효과 상실 경제사업 지원 곤란

<> 2안

- 특징 : 신용사업 분리후 자회사 설립
- 장점 : 신용사업 전문화 가능
- 단점 : 신용사업 분리로 농민자금지원 소홀

<> 3안

- 특징 : 농/축협 통합후 신용사업 강화
- 장점 : 중앙회 통합으로 종합적 농정 가능
- 단점 : 통합시 거대조직화 불가피, 슬림화 역행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