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메이저인 로열더치셀사는 "클린 컴퍼니"의 대명사다.

뇌물을 주고 받지 않는 "부패제로 경영"을 뿌리내린 덕택이다.

셀그룹 소속사 사장들은 해마다 부패방지 서약서에 서명한다.

서약서는 모든 회계내용이 정확하며 회사나 사장이 뇌물을 수수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사장은 물론 마케팅 영업 재무 회계등 모든 임직원이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부패방지 교육을 받는다.

이 회사의 진짜 비결은 내부감시 시스템에 있다.

셀그룹 자회사엔 부패를 감사하는 암행어사가 수시로 뜬다.

외부감사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내부감사 요원들은 자회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감시활동을 벌인다.

일단 부패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수천달러의 소액지출 내역까지
파헤친다.

결과는 외부감사들로 구성된 그룹 감사위원회에 보고된다.

이 회사는 97년엔 23건의 뇌물수수행위를 적발했다.

관련자 전원이 해고된 것은 물론이다.

미 허니웰사도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최고경영자의 뇌물근절 의지가 담긴 윤리강령과 행동규범을
선포했다.

뇌물을 줘야만 성사되는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회사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구매계약서에도 사업상 주고받는 선물의 범위는 물론 접대의 조건 및
허용한도등을 명시했다.

이에 대한 종업원들의 준수 의무와 위반때 제재사항등도 문서화로
만들었다.

국제 컨설팅업체인 CRG사에 따르면 미국기업의 96%, 유럽기업의 70%가
윤리강령을 채택하고 있다.

최근 현대와 공동으로 인천국제공항 철도공사에 참여키로 한 미 벡텔사는
한술 더뜬다.

이 회사는 SGV란 회계법인과 계약을 맺으면서 "모든 거래는 수표나 은행을
통하도록 하고 어떤 경우에도 현금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계약서에
담았다.

뇌물발생 여지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였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