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에서 25대 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된 김우중
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경련 회장직을 다시 맡게돼 책임감을
느낀다"며 "산업별 경쟁력 강화방안을 단기 중기 장기별로 체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전경련을 중심으로 재계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게 김 회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다음은 김 회장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 각계 각층의 조언을 들어 정리해서 조만간 얘기하겠다.

무엇이든지 단편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총체적으로 정리해 계획을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는게 순서다.

지금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 기본방향을 세워야 할 때다"

-기업윤리헌장에 새로운 정경관계를 명시했는데 이는 불법 정치자금을
주지 않겠다는 뜻인가.

"글로벌 규범(스탠다드)에 맞게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패방치법이 오는 15일부터 발효되면 각종 뇌물제공 등 부패문제가
앞으로 통상문제 다음으로 거센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해 기본적인 방침을 만들 계획이다"

-삼성차 지분인수 문제는 설전에 마무리 될 것인가.

"오늘은 전경련 회장자격으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그 얘기는 다음에
나누기로 하자."

-회장단의 협력 및 융화문제도 중요한데.

"각 회사들의 문제와 전경련 문제는 별개인 만큼 모든 회장단들이
한마음으로 전경련 사업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재계 총수들이 전경련의 각종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

-회장단을 5명 보강했는데 특별한 기준이라도 있는가.

"개인적으로 과격한 변화보다 시간을 갖고 서서히 개혁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 회장단을 소폭 보강했다.

젊은 기업인을 부회장에 선임한 것은 같이 가면서 가르쳐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금까지 그런 측면을 등한히 한 점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좋은 교훈을 줄 수 있는 원로들도 그대로 모시기로 했다.

또 이번 회장단개편의 특징은 전문경영인 참여를 유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에는 전문경영인시대가 반드시 온다.

계열사의 관계도 지금까지 종속적 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변한다.

지금부터 전문경영인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유상부 포철 회장 등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기로 했다.

당초 은행쪽 인사도 포함시키려 했는데 중간에 은행장을 그만두면 다시
선임하는 문제가 있어 이번 회장단개편에 반영하지 못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가.

"(웃으면서)주로 나라경제를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앞으로 우리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나는 기본적으로 낙관주의자다.

우리 국민은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경제는 국제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존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만큼 대외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국민은 좋은 머리로 기술을 쌓으면 된다.

지식 두뇌산업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 된다.

특히 외국 통화가치의 변동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의 위안화가 30% 폭락하면 우리 기업은 수출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이다.

각국 환율변화가 우리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총체적으로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할것으로 본다.

앞으로 경쟁력있는 분야를 찾아 육성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다.

사실 우리 제조업은 일본 다음으로 튼튼하다.

여기에 미래신사업을 융화하면 우리 경제는 그만큼 튼튼해질 수 있다.

섬유산업도 브라우스나 스포츠웨어 등을 세계 1등제품으로 만들면 결국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게 아닌가.

이런 문제도 한경연을 통해 연구해 조만간 종합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우리 주력업종이 언제까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 진지하게 따져볼
것이다.

우리가 가진 강점을 살려가는게 바로 경쟁력이다.

체계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 산업별 경쟁력향상방안을 세울 것이다"


-대북 협력방안은.

"대북협력은 환경이 중요한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