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공업협회 회장사인 코리아나가 프랑스 로레알의 것과 거의 똑같은 제
품을 내놓고 이를 신제품이라고 선전, 모방시비와 함께 로레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코리아나가 금년초"국내 첫 순수 비타민C 화장품"이라며 내
놓은"오렌지색 엔시아".

색깔 용기 제품구성 등에서 로레알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헬레나 루빈스타
인 포스C"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는게 로레알의 주장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로레알 경영진은 이 사실을 알고 매우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레알측의 주장은"협회 회장사가 타사 제품을 송두리째 베끼고 이를 마치
자신들이 처음 만든 것처럼 선전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

오웬 존스 회장을 비롯한 로레알 경영진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
으로 알려졌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나라는 없다"는 극단적 비판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은 9일"오렌지색 엔시아"를 사가지고 귀국했다.

두 화장품은 우선 겉모양이 비슷하다.

95년에 출시된"포스C"는 용기의 컬러가 오렌지색이다.

홍보물에는 오렌지에서 즙을 짜 화장품 용기에 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오렌지색 엔시아"도 마찬가지다.

용기 색깔은 같은 오렌지색이다.

홍보물에 즙을 짜는 모습을 담은 점도 똑같다.

다만 코리아나의 경우 믹서기를 동원한 점이 다르다.

로레알의 한국 현지법인인(주)코벨의 관계자는 코리아나의 "모방"에 대해 "
9월께 한 단계 효능을 높인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본사에서 크게 문제
삼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송 여부를 떠나 한국화장품업계의 자존심이 걸린 부끄러운 일"이
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광현 기자 k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