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애플컴퓨터사의 아이맥(iMAC) 컴퓨터를 전량 생산해 준다.

아이맥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누드형 컴퓨터로 지난 8월 첫선을 보인 뒤
4개월여동안 80만대가 팔릴 정도로 대히트를 친 애플컴퓨터의 대표 상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컴퓨터는 자체 생산시설을 최대한 줄여 비용을
절감한다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아이맥 완제품을 전량 LG전자로부터 아웃소싱
(외부조달)키로 했다.

LG가 공급하는 제품의 규모는 올해만 2백만대(15억~17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컴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의 특성상 애플컴퓨터가 쉽게 아웃소싱
대상업체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LG는 아이맥으로 앞으로 5년간 1백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한 제품이 이처럼 대량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컴퓨터와 LG전자는 이같은 내용의 협상을 진행, 잠정 합의에 이르렀으며
늦어도 3월에는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LG는 국내 평택공장과 영국 웨일스공장, 멕시코 맥시칼리공장에서 아이맥을
생산, 애플에 공급할 방침이다.

애플은 현재 아이맥을 생산중인 미국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지의 공장을
폐쇄하거나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며 조만간 이 작업이 끝나는대로
아이맥을 전량 LG로부터 아웃소싱할 계획이다.

아이맥은 97년 7월 경영부실로 물러났다 2개월여만에 복귀한 애플컴퓨터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8월중순 재기작품으로 내놓은
컴퓨터다.

이 제품은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컴퓨터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발표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타임지의 98년 베스트 컴퓨터로 선정됐고 C넷으로부터 디자인혁신상
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맥은 애플의 전체매출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아이맥 반제품을 독점 공급, 지난해말까지
1백만대를 수출했었다.

LG는 완제품의 공급과 함께 자체 생산중인 CD롬드라이브, 모니터 등을 이
제품에 쓰고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마더보드 등은 국내업체으로부터
공급받는 방안을 애플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윤진식 기자 jsyoon@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