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평면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연말 이들 두회사가 완전 평면 브라운관이 장착된 평면TV를 동시에
시판하면서 광고경쟁이 화끈하게 불붙고 있는 것.

두 회사의 광고 표현방식은 사뭇 다르다.

LG전자의 평면TV "LG플라톤"은 그동안 이 회사가 어린이를 모델로 전개해
온 기업이미지광고와 맥을 같이 한다.

굴렁쇠를 굴리는 어린이가 등장해 "반듯한 세상 반듯한 화면, 21세기
미래형 TV"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에비해 삼성전자의 명품 "완전평면"은 그동안 삼성자동차 SM5, 애니콜
광고에도 등장해 "삼성=세계최고기술"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온 전속모델
박세리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두 광고를 각각 제작한 LG애드와 제일기획은 모델의 연기보다
컴퓨터 그래픽이 평면TV광고의 백미라는데 이견이 없다.

어린이가 굴렁쇠를 굴리며 달리는 푸른 잔디밭에서 평면 브라운관이 솟아
오르는 장면과 박세리가 날린 골프공이 거친 바다를 평면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모두 한달여 이상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품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TV제작 역사의 신기원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브라운관 곡률제로를 이룬
평면TV의 광고인 만큼 광고에 사용된 컴퓨터 그래픽기술도 고난도였던
셈이다.

매일 보는 TV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은 브라운관이 볼록한지 평평한지 여부
를 의식조차 못한다.

그러나 보는 각도에 따라 영상이 찌그러진다든가 빛이 반사돼 눈이 피로해
지는 것은 모두 볼록한 브라운관 때문이다.

1898년 독일의 브라운 박사가 브라운관을 발명한 이후 전자파의 압력으로
인해 브라운관이 깨어지는 것을 볼록한 모양으로 해결해 왔으나 1백년째인
지난해에는 평면 브라운관 TV가 출시된 것이다.

LG애드 관계자는 "평면TV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양사의 광고전은 결과적
으로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볼록한 브라운관으로 이들의 평면TV 광고전을 지켜 보아야 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아이러니컬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