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대학이나 실업계고교 등을 졸업한 신규 구직
인력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금년초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약 1백20만명.

이중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군에 입대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직장을 구하는
졸업생만 6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일자리를 잡을 수 있는 졸업생은 많아야 20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나머지 40여만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 마자 "실업자" 신세가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오는 2월중 실업률은 8.5%에 육박하는 실업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 졸업하자 마자 실업자 =지난 12월중 고용동향의 최대 특징중 하나는
신규 실업자가 급증한 것.

전체 실업자 1백66만5천명중 신규 실업자는 14만9천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11월 9만2천명 보다 5만7천명(62%)이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 10월 신규 실업자가 8만9천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2월들어 신규
실업자가 크게 불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신규 실업자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동안 구직자가 아니던 사람들이 대거
취업전선에 몰려 나왔다는 얘기다.

그들의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인 "학교 졸업자"들이다.

이들이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직장 구하기에 나섰지만 결국 일자리를
못찾고 실업자로 전락한 것이다.

현재는 학생신분이더라도 일단 구직활동에 나섰다가 직장을 못구하면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된다.

신규 졸업자들이 요즘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멀쩡하게 있는 사람도 자르는 판에 주요 기업들이 새 사람을 뽑을리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설령 사람을 뽑더라도 정규 사원이 아닌 인턴사원을 선호한다.

올 졸업자들은 최악의 "취업난"을 피할 수 없게된 셈이다.

<> 다음달이 가장 심각 =전문가들은 실업난의 최고 정점은 내달이 될 것으로
점친다.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일시에 취업전선으로 몰릴 전망이어서다.

지난해의 경우 대학(전문대 교대 포함)을 졸업한 48만명중 대학원 진학자
(4만7천명)와 군입대자(1만2천명)을 제외한 42만1천명중 직장을 구한 사람은
24만4천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7만명은 고스란히 실업자가 됐다.

고교(인문계+실업계) 졸업자 73만명중에선 5만명 정도가 실업자로 편입됐다.

5만명중 1만8천명은 인문계 졸업자이고 나머지 3만2천명은 실업계를 나온
학생들이다.

그러나 금년엔 상황이 더 악화될게 뻔하다.

지난해 60%에 달했던 취업률이 올핸 절반인 30%로 떨어질 예상이다.

그 경우 대졸 실업자는 29만명,고졸 실업자는 13만명에 이른다.

총 42만명이 학교 문을 나오자 마자 실업자가 된다는 얘기다.

이들이 모두 실업자로 분류되면 오는 2월 실업률은 8.5%, 실업자는 2백만명
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대책은 =정부도 "졸업자 실업"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실업은 곧바로 사회 문제화 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정부는 "신규 졸업자 실업대책"을 별도로 마련해 추진중이다.

정부는 일단 신규 졸업 실업자 40여만명중 절반 정도에겐 예산을 투입해
일시적으로나마 일자리를 찾아주기로 했다.

기업들의 인턴채용(4만2천명) 각급학교 보조요원(1만9천명) 공공기관
행정서비스 요원(6만명) 등으로 총 20만명을 흡수할 계획.

이들은 4-6개월간 매월 50만-60만원씩을 지원받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안되는 한 이런 대책들은 모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