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인 분쟁이 생겨서 재판이 걸리면 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이 날라오는데
소환장을 받더라도 법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게 종종 생깁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는데, 그 재판이 열리는 날에 법원에 출석
하지 않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점을 주의해야
하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면 변호사가 재판에 대신 나가니까 별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본인이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만 불이익을
입지 않게 됩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씨는 얼마전에 법원으로부터 소장과 변론기일 통지서
라는 것을 받았는데, 소장의 내용을 보니까 일전에 김씨와 거래를 한 사람이
김씨 잘못으로 손해를 입었으니까 손해를 물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김씨는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판기일에
법원에 가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일이 잘못되느라고 그랬는지 재판
기일에 임박해서 그만 물건을 사러 외국에 장기출장을 가게 되서 재판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됐습니다.

출장에서 한달만에 돌아온 김씨에게 몇일있다가 법원에서 편지가 하나
날라왔는데, 편지를 열어보니까 김씨가 재판에서 졌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2천만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문이 들어 있었습니다.

김씨는 재판이라는 것이 판사가 서로의 주장을 들어본 후에 누구 말이 옳은
지 판단하는 것인데, 어떻게 자기가 법원에 가지도 않았는데 재판에서 질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원래 민사재판이 걸리면 법원에서는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재판날짜를 알려
주고 그 날짜에 정해진 법원으로 나오도록 통지를 합니다.

만일 주소가 잘못되서 이런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재판날짜에 법원에
나가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지만 만일 이 통지를 받고도 재판날짜에
법원에 가지 않으면 매우 불리한 대우를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민사재판에서 피고가 첫번째 재판 날짜의 통지를 받고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법원에 나가지 않게 되면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모두 인정
하는 것으로 간주해버립니다.

이것을 법률적으로는 의제자백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원고가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않아도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인정해서
원고에게 승소판결을 내려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재판날짜에 일이 있어서 법원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
미리 재판날짜를 연기해 달라고 하던가 아니면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내야 하는데, 김씨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출장을 갔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겁니다.

김씨는 의제자백에 의해서 1심 재판에서 진 이상 항소를 해서 고등법원에서
다시 이 문제에 대해서 다퉈 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