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예금이탈 경계령이 내렸다.

주식시장으로 단기 예금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작년 1.4분기 집중적으로
끌어들인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서 예금 붙들기가 최대 현안
으로 등장했다.

제일은행은 2월말까지 고시금리에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상품
을 내놓았고 조흥은행도 0.2%포인트 금리를 가산해 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 신한 등 다른 은행들도 금리우대방안을 검토하는 등 예금금리가 다시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의 중.장기 저축성예금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요구불 예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은행에 맡겨진 단기여유자금이 부동화되면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 저축성예금 총액은 올들어 지난 8일까지 2조2천억원이상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같은 기간에 4조1천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은행계정에서만 1조9천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 나갔으며 신종적립신탁 등
신탁부문을 포함하면 올들어서만 3조원 가까운 돈이 은행권을 벗어났다.

은행의 단기예금은 대거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11일 현재 5조3천9백16억원으로 매일 1천억~3천억원
씩 늘고 있다.

투자신탁회사의 공사채형및 주식형 수익증권도 각각 18조원과 7천6백억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계에서는 하루평균 3천억원의 돈이 은행을 빠져 나가 이중 2천억원
정도가 증시로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다 은행들은 지난해초 연 12%이상의 고금리로 끌어들인 만기 1년안팎의
저축상품 만기가 2월부터 돌아올 예정으로 있어 초비상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금융계는 이 자금의 규모를 총예금의 20%선인 3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각 은행들은 지난해말부터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신종적립신탁과
함께 이 예금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요구불 예금에 한정된 자금이탈이 저축성 예금으로 확대되면 자금수급
구조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장 이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연 16%이상 고금리
예금이 2조원이 넘는다"며 "현재 예금금리가 10%도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돈을 어떻게 재유치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형태로든 이 자금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더 주는
특판상품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