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미국 투자기관인 뉴브리지캐피털로 소유권을 넘겨 사실상 외국은행
으로 변모할 제일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고객이탈 방지에만 주력하던 그간의 수세적인 영업전략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대해 시중은행들은 금융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지 모른다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제일은행은 8일 현재 고시금리보다 0.3%포인트 더 얹어주는 특판상품
(으뜸재테크예금 특종재형저축 세이프2000예금)을 11일부터 2월말까지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고객은 5백만원이상의 예금을 맡기면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고금리 상품 시판에 대해 "신용도높은 해외 금융기관이
경영하게 되는 것을 계기로 기왕에 이탈했던 고객을 되찾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은행은 또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11일부터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종전 연 10.25%이던 프라임레이트는 9.75%로 낮아진다.

이에앞서 이 은행은 지난 7일부터 단기대출과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하했다.

단기대출 금리는 연 11%로 내렸고 <>지정어음 8.25% <>비지정어음과 무역
어음대출은 9.25%의 금리를 적용하도록 조정했다.

또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제공한 지방중소기업자금 대출의 경우 금리를
일선 영업점장의 판단에 따라 프라임레이트보다 최고 1%포인트까지 깎아줄
수 있도록 했다.

제일은행은 중소기업금융과 가계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처럼 대출금리를
인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일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다.

일부에선 단순한 예금과 대출 캠페인이 아니라 뉴브리지캐피털이 가진
막강한 자본력과 높은 대외 신용도를 조기에 활용, 시장쟁탈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관련,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최근 "제일은행 서울은행이 외국은행에
넘어가 새로운 영업을 시작할 때 과연 이들과 싸워 지금처럼 건실하고
성공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직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