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위태위태하다.

안정을 잃고 극심하게 출렁이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강력한 라이벌 유로화가 등장한 데다 미국경제 앞날마저 불투명해진 탓이다.

4일 달러당 1백13엔대에서 마감된 달러는 5일 도쿄시장에서 1백10엔에
육박할 정도로 떨어졌다가 1백11엔대에서 마감됐다.

그 사이에 1백13엔까지 올랐다가 1백12엔대로 내려오는 요동을 보였다.

달러는 전날 뉴욕시장에서도 달러당 1백11엔과 1백13엔사이를 오르내리며
불안하게 움직였다.

유로화의 위세에 눌린 달러가 엔화 앞에서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
이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약세기조 속에서 이렇게 자리를 잡지 못한채 급등락을
거듭하는 이유로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고조 <>미.일 금리차 축소
<>일본기업들의 해외자금 본국송환 <>강한 유로 등장 등을 꼽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미국구매자관리협회(NAPM)의 작년 12월 제조업계 구매관리
지수는 45.1로 전달보다 떨어졌다.

이는 미국제조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미국경기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달러는 떨어질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본국채 금리가 급등,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졌다.

작년 9월 연 0.7%까지 떨어졌던 10년물 일본 국채금리는 지금 연 1.9%로
대폭 올라 있다.

이에따라 10년물 미국국채 금리(연 4.68%)와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일본투자자들은 미국국채시장에서 빠져 나와 일본국채로 돌아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 매각.엔화 매입 현상이 빚어져 달러가 떨어지고 있다.

또 일본기업들은 98회계연도 결산(3월)을 앞두고 해외자산을 본국으로
회수중이다.

이 과정에서도 달러매각이 발생, 달러하락을 부추키고 있다.

이밖에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차관이 5일 일본경제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경기둔화기로 접어들었으며 엔화가 작년처럼 1백40엔대로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 달러를 약세로 몰고갔다.

더군다나 유러가 성공적으로 국제외환시장에 등장하며 달러의 위세를
꺾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조만간 1백10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지만 잠깐 내려갔다가 다시 1백10엔 위로 회복돼 1백15엔 주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경제상황이 나빠 엔화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