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수출업계에 원고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수출 목표를 연초의 1천3백62억달러에서 30억달러나 낮췄지만 원화
가치가 달러당 1천1백원대까지 치솟는 등 최근의 원고행진으로 수정목표도
달성될지 불투명하다.

실제로 지난달 6개월만에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수출이 이달들어선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8일 현재 작년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 0.7%를 기록했다.

2~3개월후 수출을 가늠케하는 신용장래도액도 25%나 줄어들어 향후 전망
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수입감소덕분에 무역수지는 목표(4백억달러)를 달성할 전망이지만 전체교역
(수출입)은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산자부는 올해 수출입을 합친 교역규모가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격감한
2천2백60억달러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 경기가 이처럼 침체된 것은 원화가치가 최근들어 계속 올라 무역업체들
의 연말 스퍼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는 "수출업체들은 대부분 연말 환율을 달러당 1천3백원~1천3백50원
선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는 1천2백10원대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런 환율로는
연말상담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업체들이 허다하다"고 전했다.

오영교 산업자원부 무역정책실장은 "무디스의 한국신용등급 상향예정 등으로
원화가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출에 어려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섬유수출조합을 비롯한 수출업체단체들은 이달들어 잇따라 "대달러
환율을 1천3백원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수출전선이
무너진다"는 건의문을 산업자원부를 통해 재경부에 냈다.

삼성물산 대우 등 종합상사들도 "경쟁관계에 있는 동남아각국에 비해 환율
절상속도가 너무 빨라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상품의 자체 경쟁력도 문제이지만 해외수요도 여전히 기대이하다.

연초엔 수출단가하락을 물량증대로 만회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수입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발목을 잡고 있다.

연말 목표달성이 불안하자 수출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연일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박태영 장관이 직접 수출업체와 금융기관등 지원기관을 방문, 독려하는 등
연말 총력전을 펴고 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