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대우간 대규모 사업교환(빅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서로간의 이견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자 18일로 예정됐던 이대원 삼성
자동차 부회장, 김태구 대우자동차 사장간 회동도 불발됐다.

최홍건 산자부차관과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 김태구 본부장이 19일
만나 협상을 다시 벌이기로 했지만 아직 서로가 한발도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두 회사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자동차부문의 문제다.

"SM5를 계속 생산해 달라"는 삼성의 요구와 "두고 보자"는 대우의 입장이
맞서 있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대우가 한동안 SM5를 생산해줘야 한다는게 요구사항이다.

삼성이 SM5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이 문제가 부품협력업체 정비협력업체의
생존은 물론 부산공장 인력의 고용유지와 직결돼 있어서다.

대우가 갑자기 SM5의 생산을 중단할 경우 삼성을 믿고 사업을 시작한
5백50여개의 부품협력사와 1천3백여개의 정비제휴사가 하루 아침에 일감을
잃을 우려가 높다.

또 부산공장의 직원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물론 삼성도 영원히 SM5를 생산해달라는게 아니다.

급격한 라인 교체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도산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대우 입장=대우는 16일 공개한 합의문에 기본원칙이 다 포함돼 있어
더 이상 새로운 안을 추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측이 합의문에 추가할 것을 요구하는 SM5의 계속 생산은 추후 협의를
해나가야 할 사안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대우 관계자는 "아직 실사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세부사항을 미리 합의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완전히 기반을 갖춘 대우전자와 그렇지못한 삼성
자동차를 교환하면서 조건을 똑같이 해달라는 삼성의 요구는 무리"라고
주장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