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중 가계신용은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지난 분기에 비해 감소폭
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가계신용 총액은 1백86조1천3백91억원으로 전년동기(2백조2천2백60억원)
에 비해 7.0% 줄었다.

그러나 전분기 대비로는 3.7% 감소, 감소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이란 일반가계가 금융기관에서 직접 빌린 대출금과 신용판매회사
등을 통해 외상으로 구입한 금액을 합한 것이다.

이를테면 사채를 제외한 일반가계의 모든 빚을 말한다.

<> 외상구매 감소세 둔화 =실직 감봉등으로 올들어 큰폭으로 줄었던 가계
외상구매가 3.4분기에는 소폭 감소에 그쳤다.

외상구매는 일반인이 할부금융 신용카드 백화점 자동차및 가전회사 등으로
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한 잔액을 의미한다.

9월말 현재 외상구매 잔액은 18조7천6배84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하면
25.7% 줄었다.

그러나 전분기 대비로는 3.0% 감소에 그쳐 소비위축현상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분기 대비 외상구매 감소율은 지난 1.4분기가 14.8%, 2.4분기가 13.3%로
높았으나 3.4분기들어서는 한자릿수대로 폭이 줄었다.

이는 지난 9월부터 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소비자금융을 활성화하고
소비자금융 금리를 낮춘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인의 소비활동과 직결되는 외상구매 감소폭이 줄었다는 것은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조금씩 풀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 주택자금 대출은 증가 =일반인이 주택구입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린 규모인 주택자금 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9월말 현재 잔액은 43조4천2백21억원으로 2.4분기보다 0.6% 늘었다.

지난해 동기대비로도 6.2% 늘었다.

지난 7월 전세금반환대출제도와 분양중도금 대출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일반인들의 대출신청이 늘어난 때문이다.

은행과 할부금융은 3.4분기에 각각 8백69억원과 1천6백50억원 대출을
회수했으나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이 1조1천7백50억원이나 늘었다.

주택자금 대출은 올2.4분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최근 은행들이 주택자금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 주택자금 대출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일반자금 대출은 감소세 지속 =가계에 대한 일반자금대출은 9월말 현재
1백23조9천4백8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조7천6백55억원이 감소했다.

전분기대비 감소율은 5.2%로 1.4분기(감소율 4.8%)와 2.4분기(3.4%)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금융기관 구조조정여파로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3.4분기동안 4조5천8백97억원(신탁계정 포함)이나 대출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도 1조2천5백54억원, 상호신용금고도 7천6백93억원 회수했다.

신용카드사의 경우 현금서비스및 카드론 공급을 3천6백7억원이나 줄였다.

가계대출을 늘린 곳은 신용협동조합(2천6백96억원)과 새마을금고
(1천5백70억원) 두곳에 그쳤다.

<>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기미 =가계대출(일반자금 주택자금)과 외상구매를
합한 가계신용은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

전분기대비 증감율은 올들어 1.4분기가 마이너스 4.9%, 2.4분기가 마이너스
3.8%, 3.4분기가 마이너스 3.7%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신용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분기 대비 실질가계소비지출 증감율도 1.4분기 마이너스 10.8%, 2.4분기
마이너스 13.2%, 3.4분기 마이너스 12.1%로 감소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상구매 감소세가 주춤한 것은 특히 자동차 외상구매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 감소세도 바닥에 다다르고 있어 조만간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