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주)는 발빠른 구조조정으로 IMF한파를 극복한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대상그룹의 양대 주력사업체인 (주)미원과 (주)세원간
합병으로 탄생한 이회사는 비대해진 몸집에 구조조정이란 메스를 과감히
가해 우량기업의 반열에 올라섰다.

사업부가 늘어나 외형만 커졌을뿐 부실 징후를 보이는 현실을 인식,
거품제거에 신속히 나선 결과였다.

실제로 이회사는 합병 직후 IMF까지 터져 운영자금 마련이 급급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현금보유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변신한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영환경에
처해 있었다.

당시의 주가가 현 주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급락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 회사는 따라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빠른 시일내에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매각대금을 다소 적게 받더라도 가지치기를 서두르는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 된다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매각 국내매각 분사 계열사 흡수합병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구조조정의 초점은 "미래지향"에 두고 갖고 있는 모든 사업부분을 수익성과
미래지향 두개의 잣대에 맞춰 일일이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수익성도 좋고 미래전망도 밝으면 중점 육성한다.(식품 발효 전분당)

반대의 경우는 당연히 퇴출 대상에 포함시켰다.(유화 음료 육계)

또 현재 이익을 내더라도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사업은 이를 정리,
유망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게 중요 방침이었다.(고두모회장)

기업내 최대 알짜배기인 라이신사업을 처분키로 한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동물성장촉진제인 라이신은 수익성은 뛰어나나 기업의 핵심사업과 거리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것이다.

국가적 사업체를 판다는 비난도 있었으나 "안팔리는 물건을 내놓고
구조조정을 할수는없다"(고회장)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과정에서 세계적 M&A 전문 중개회사인 모건 스탠리사를 끌어들이는
순발력도 보였다.

그덕분에 이회사는 매각을 추진한지 불과 3개월만인 금년 3월 독일
바스프사에 6억달러에 파는데 성공했다.

당시 환율이 달러당 1천4백원을 웃돌았으니 9천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확보한 셈이다.

라이신매각으로 현금흐름을 개선,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수있는 "뒷심"을
마련한 이회사는 지난 8월 금속가공 전문업체인 코파트를 분사형태로
매각했다.

부채는 회사가 안고 자산만 실사, 이를 종업원들에 넘겨주었다.

회사측이 다소 손실을 감수했으나 그만큼 빠르고 손쉽게 성사됐다.
(조문경 구조조정팀장)

10월초에는 대상마니커 대상교역 대상건설 미란다등 대상음료등 5개 계
열사를 흡수합병했다.

이어 닭고기 전문업체인 대상마니커를 경쟁업체인 대연식품에 즉시 팔아
넘겼다.

1백17억원을 챙긴것이다.

또 로즈버드커피를 생산 판매하는 대상음료사업부를 현재 분사형태로
매각하기 위해 종업원 대표들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회사는 구조조정과 병행해 주력제품의 판촉및 투자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1백억원 이상을 투자, 청정원브랜드의 제품 판촉행사를 전국적으로
펼치는등 기업의 모든 역량을 주력사업에 집중시키고 있다.

청정원의 매출이 늘기 시작했으며 아스파탐 핵산조미료등 발효제품의
수출도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한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이에따라 이회사의 금년매출은 전년대비 10% 이상 늘어난 1조2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말의 4백39%에서 올해는 3백%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군살빼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부채비율을 2백% 이하로 내린다는 방침이다.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도 오는 2000년 3월까지 완전히 해소한다는게
회사측의 목표다.

앞으로 계열사간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것이다.

이회사가 구조조정 신드롬에 빠져있는 국내 산업계의 관심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4일자 ).